그림 형제의 「재투성이」와 한국의 「콩쥐팥쥐」

Abstract

한국의 「콩쥐팥쥐」와 그림 「재투성이」는 어머니가 죽고 계모와 그녀의 딸(들)이 등장하면서 주인공의 고난이 시작되는데, 결국 주인공이 고난을 극복하고 높은 신분의 배우자를 만나서 행복하게 산다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두 동화 역시 신데렐라 유형의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에 비교적 충실하다. 그리고 두 동화는 전체적인 기본 구성이 거의 동일하다. 두 동화에는 많은 중요한 모티브들이 서로 일치한다. 예를 들면, 어머니의 죽음, 계모와 그녀의 딸, 주인공에 대한 그들의 괴롭힘, 과제, 조력자, 축제, 축제에 갈 아름다운 옷과 신발을 외부의 조력자로부터 얻는 것, 신발 분실, 신발시험, 높은 신분의 배우자와 만나서 결혼 하는 것, 의붓자매가 벌을 받는 것 등은 거의 일치한다. 특히, 전라북도의 「콩쥐팥쥐」 이야기에는 계모와 그녀의 딸이 신발시험을 할 때 발가락과 발을 깎아내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때문에 이 이야기가 그림의 「재투성이」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한국의 「콩쥐팥쥐」 이야기에는 주인공이 결혼한 후 의붓자매에 의해 죽임을 당하였으나, 나중에 꽃과 구슬이 되었다가 결국에는 인간으로 다시 환생하여 남편과 재회하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가 첨가되어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특히 후반부는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다. 전반부가 죽은 친모의 도움을 받아 감사와 결혼에 이르게 되었다면, 후반부에서는 죽은 친모와 관련된 것들은 모두 사라지고, 콩쥐 스스로의 노력과 마법을 통하여 과거로부터 벗어나서 다시 감사와 재회를 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한편, 재투성이 역시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친모의 유훈을 지키면서 스스로 개암나무를 심고 가꾸면서 그 도움을 받음으로써 현실을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행운을 쟁취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신데렐라 유형의 이야기들과 다르다. 이러한 점에서 그림 형제의 「재투성이」이와 우리의 「콩쥐팥쥐」는 형식상의 많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본질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매우 유사하다하고 할 수 있다. 그림 동화집은 1920년대에 국내에서 처음 번안 소개되었다. 이 시기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국문학계에서는 비교적 오래전부터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그림 동화의 원문과 번안의 비교 분석을 포함한 여러 문제점들이 국문학자들에 의해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독문학계의 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