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한국 소매 유통업의 저발전에 대한 연구: 정부의 산업 정책과 유통 업체의 관계를 중심으로

Abstract

한국경제는 1970년대에 중화학공업화를 추진하면서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구조변화와 함께 상당한 성과를 이뤘다. 이 과정을 추적한 기존의 많은 연구들은 근대적 산업의 성취와 농촌부문의 파괴를 대비시켜 연구를 했다. 그러나 같은 근대적 부문이면서도 억압의 대상이 됐던 소매 유통부문에 대한 연구는 대단히 미미했다. 이 연구는 그러한 문제에 초점을 맞춰 한국 소매 유통산업의 초기 형성 과정을 추적했다. 유통 진화 이론에서 환경이론의 분화론을 이론적 근거로 해서 한국 유통 업태의 진화과정과 그 특수성에 대해 분석했다. 그 결과 1970년대 중반 이후 근대적 대형 유통 업태가 등장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유통업은 구조변화 없이 전통시장 중심의 전근대적 형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시장의 조성자 역할을 한 정부의 소매 유통업에 대한 차별적 억압정책에 기인한다. 금융 세제를 비롯한 다양한 억압 조치로 인해 소매 유통업은 내부적으로 자본의 축적 기회를 만들 수 없었고 외부에서 축적된 자본이 유입될 수 있는 통로도 사실상 폐쇄돼 있었다. 이로 인해 1970년대 한국의 유통업은 성장의 음지로 저발전을 벗어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