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코보의『모래의 여자』에 나타난 실존적 존재 인식- 모래와 여자, 그 부조리와 반항을 중심으로 -

Abstract

본고는 아베 코보(安部公房)의 장편 소설『모래의 여자』에 나타난 모래와 여자에 내재된 부조리와 반항을 통해 주인공 남자의 실존적 존재 인식 과정을 고찰하고자 하였다. 도시라는 일상을 떠나 자유를 추구하고자 하는 주인공 남자가 모래 구덩이에 갇히게 되면서 그 속에 있던 여자와 또 다른 반복된 일상을 시작하며 재차 자유를 획득하려는 탈출 과정이 그려져 있는데, 그것은 인간 본연의 존재 의미와 연관되어 있다. 즉 남자 또한 갇힌 모래 일상에서 ‘희망’이란 이름의 물 발견 - 창조적 행위 - 은, 지금까지 무의미하다고 여겼던 모래 일상을 희망과 자유의 일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것은 현재 남자에게 주어진 일상과 모래 퍼내기 반복은 고통과 무의미가 아닌 희망과 정열 그리고 자유를 꿈꿀 수 있다는 자신의 실존적 존재 가치와 의의를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 하겠다. 이처럼 작품은 우리들이 일상을 살아가면서, 어느 순간 느끼게 되는 부조리한 감정과 “도대체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의문에 대한 하나의 해답을 제공하고 있는데, 그것은 근대로 들어오면서 신을 대신하여 각 개인이 그 해답을 찾을 수밖에 없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결국, 우리들은 자신의 숙명 속에 끊임없이 자유를 희구하며, “나는 반항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명제 하에서 스스로 실존적 존재 의미를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