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품의 풍격과 한국 전통건축의 은둔적 사유

Abstract

우리 선조들의 문화 중심에는 시서화가 있었다. 그중에서도 시는 문화의 꽃으로서 생활전반에 깊숙이 관여되었으며, 시의 미학은 단순히 시를 다루는 시각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서 서예, 회화, 인장의 영역, 음악과 건축을 비롯해 인생을 보는 시각까지도 제시하는 깊숙한 영향력을 미쳤다. 시품은 이러한 시의 풍격을 논한 시로써, 서예와 회화의 영역을 넘어 우리의 건축공간에서도 정서적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그 당시 건축가의 인식에서 그들의 태도, 정신,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삶을 구성하는 기준과 사상에 대한 깊은 사유가 필요하며, 이를 들여다보기 위한 틀로서 시품의 의의를 확인하고자 한다. 또한 당대의 성리학적 이상향의 은둔적 사유가 시품과 문예전반에 표현되었던 근거와 전통 건축 전반에 녹아든 흔적을 밝히며, 시품의 풍격간의 관계와 흐름 또한 살펴본다. 이는 삶과 예술, 이성과 감성, 그리고 학문과 실천의 조화로운 삶의 태도를 추구했던 선조들의 사상과 그 건축적 표현을 이해하기 위한 주요한 틀로서 의의를 가지며, 우리와 함께 살아온 우리의 정체성을 되찾는 기반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