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占規制法上 企業結合에 대한 是正措置의 改善

Abstract

종전에 독점규제법상 기업결합의 규제에 관한 논의는 기업결합의 금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것에 집중되었을 뿐이고, 경쟁제한적인 것으로 판정된 기업결합에 대하여 내리는 시정조치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및 EU 등 경쟁법 선진국에서도 새로운 기업결합 급증현상(New Merger Wave)이 나타난 1990년대 후반에 들어서 비로소 비판적 관심이 고조되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경우에는 1996년부터 각 경쟁당국이 주도하여 그 동안 기업결합에 대하여 내려진 다양한 시정조치의 효과와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을 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방거래위원회의 성명(Statement)이나 법무부 독점금지국의 정책가이드(Policy Guide)를 발표하였고, EU의 경우에도 2000년 이후에 기업결합 시정조치에 관한 집행위원회의 고시(Notice)와 모범사례지침 (Best Practice Guidelines)을 제정․발간하고 최근에는 그 동안 집행된 기업결합 시정조치에 대하여 포괄적인 실증적 연구를 행하였다. 그 동안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쟁제한적인 기업결합에 대하여 당해 기업결합의 전면적인 금지 또는 주식처분이나 영업의 양도와 같은 구조적 시정조치보다는 경쟁제한행위의 금지 또는 가격인상의 제한과 같은 행태적 시정조치를 주로 사용하였다. 이러한 관행에 대해서는 시정조치의 근거가 명확하지 않고 그 내용 및 강도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결여되었다는 점, 시정조치들의 일관성이 결여되었으며 불합리한 경우도 많다는 점, 기업결합이 초래하는 경쟁제한적 효과를 충분히 상쇄할 수 없다는 점, 시정조치의 완전한 이행을 확보할 수 있는 사후 감시․감독을 위한 조치가 미비하다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독점규제법상 기업결합에 대한 시정조치를 개선하기 위해서 우선 그 동안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린 시정조치의 효과를 실증적으로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결합을 심사함에 있어서 제기된 경쟁상의 문제점에 따라 내릴 수 있는 시정조치의 종류, 각 시정조치의 유형을 선택할 때 고려할 요소, 구체적으로 각 시정조치를 고안할 때 고려할 요소 및 시정조치의 충실한 이행을 확보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요건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지침을 제정한다면 시정조치의 일관성과 합리성을 제고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또한 기업결합 시정조치에 대한 다양한 연구에서 분할매각을 하는 경우에 ‘지속중인사업’(on-going business)을 매각하는 것이 가장 성공적이었다는 점이 확인되었으므로 지속중인 사업부문의 분할매각을 위주로 하는 시정조치의 선택이 기업결합 시정조치에 관한 정책의 핵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시정조치의 이행에 관한 감시․감독을 효율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 각국의 경쟁당국이 사용하고 있는 수탁관리인제도(trustee)를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과정에서 시정조치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행하고, 시정조치를 의결한 후에는 그 이유와 근거를 의결서에 명확하게 제시하여 시정조치의 결정과정의 투명성과 합리성을 제고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