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헌법은 ‘조약’인가 ‘헌법’인가?

Abstract

전통적으로 국가는 헌법의 대상이며 동시에 헌법의 전제로서 이해되었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발전, 세계화 등과 더불어 이러한 (민족)국가에 기초한 헌법의 개념은 점차 변화를 맞이하여 국가적 개념을 벗어나 “헌법의 기능” 자체에 초점을 두고 파악하기에 이르렀다. 이때 중요한 헌법기능 의 핵심은 지배정당화라 할 수 있다. 지배정당화는 오늘날 개인의 자발적인 결정을 근거로 인정될 수 있다. 유럽연합은 (아직?) 국가도 아니고 국민도 없지만, 유럽헌법조약은 본질적으로 헌법의 기능을 충족하고 있다. 유럽헌법은 유럽연합 내에서 혹은 개인에 대해서도 공권력을 구성하고, 정당화하 며, 조직하고, 제한한다. 이 때문에 현재는 유럽과 회원국 간 법질서가 상호 기능적으로 제한하고, 규범적으로 획정 구성된 전체 체제를 이루며, 이를 다차원헌법연합 (Mehrebeneverfassungsverbund)으로 일컫는다. 이는 다른 한편 유럽헌법이 형식적으로는 국제법상 조약으로 형성되었지만 실제로는 다른 회원국들의 국내헌법들과 함께 하나의 헌법절차로서 통일체를 이루며 발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오늘날 (적어도 유럽연합 내에서는) 국내헌법은 유럽헌법에 대한 고려 없이 독자적으로 이해될 수 없다. 유럽헌법의 영향력은 국내헌법의 내용과 개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유럽재판소가 옹호하고, 기본적으로는 모든 회원국이 인정한 공동체법의 적용우위의 원칙은 이제 유럽연합의 헌법구조와, 국내헌법과 유럽법의 충돌 시 중요한 근간을 이룬다. 이로써 각 회원국의 국내헌법과 유럽헌법은 국내법원의 공동책임, 헌법의 동질성, 상호 안정성을 함께 형성해나간다. 이렇게 볼 때 유럽헌법은 하나의 헌법으로서 회원국의 국내헌법과 함께 유럽연합의 헌법질서를 이루고 있으며, 형식만 조약일 뿐 실제는 헌법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