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전기 畿甸의 馬牧場 설치

Abstract

조선은 한양으로 천도한 이후 왕실과 도성방어･명나라의 징마요구･야인정벌 등을 위해 수도권의 양주부에 4개, 광주목에 4개 등 총 8개의 마목장을 설치하였다. 양주부에는 전곶목장과 녹양목장을 설치하고, 양주부 임진현에는 호곶목장과 백안두곤목장을 설치하였다. 광주목에는 마전포목장과 조포평목장을 설치하고, 광주목 금천현에는 달촌목장과 사외포목장을 설치하였다. 그런데 이들 목장은 그 역할이 각각 달랐다. 전곶목장은 내승목장이고, 녹양목장과 사외포목장은 군사목장이며, 호곶목장 등 다섯 개 목장은 국마목장이다. 국왕의 어승마를 생산하는 전곶목장은 도성의 동쪽에 있었는데, 현재 성동구･광진구･중랑구를 합한 지역이다. 이곳에서는 어승마를 간택하고 군사훈련과 수렵 등을 행함으로써 왕실과 도성방어에 기여했다. 그리고 전곶목장 안에는 馬祖壇･先牧壇･馬社壇･馬步壇을 설치하고, 말의 무병과 번식을 위해 해마다 馬祭를 지냈다. 태조 이성계는 전곶목장을 설치하고 內廐馬를 방목했는데, 밤에는 우리에 가둠으로써 농민들의 피해가 적었다. 그러나 태조가 왕위에서 물러난 이후 내구마가 백성의 곡식과 밭을 해치는 일이 많았다. 태종은 전곶목장의 규모를 확대한 다음, 궁중에는 내구마 30필 정도를 남기고 모두 전곶목장에 보냄으로써 전지의 침탈이 크게 줄었다. 한양으로 천도한 직후 국가는 군사들에게 공한지를 주어 말을 기르도록 했다. 이러한 목장을 군사목장이라고 한다. 그런데 양주부의 녹양목장 규모가 가장 컸다. 녹양목장에서는 삼군의 중군과 좌군의 말을 방목하였고, 광주목의 금천현 사외포목장에서는 우군의 말을 방목하였다. 군사목장은 지방에서 올라온 甲士들의 숫자가 가장 많았으므로 세종 때는 갑사목장이라고 했다. 세조는 군제개혁의 일환으로 황폐한 녹양목장을 복설하였지만, 호랑이의 피해가 커서 목장을 폐지하였다. 녹양목장은 성종대부터 무단으로 개간하고 집을 짓는 일이 많았다. 성종 10년 이후 조정 대신들은 목장의 개간에 찬성하는 폐지론과 개간을 금지하자는 복설론이 상호 대립했다. 성종이 목장의 개간을 반대하는 견해에 동의함으로써 녹양목장은 복설되었다. 수도권의 전곶･녹양･사외포목장 이외의 호곶･백안두곤･마전포･조포평･달촌목장 등 5개 목장은 국마목장이었다. 국가는 이들 목장을 통해 도성방위와 야인정벌에 필요한 말을 공급하고, 명나라의 징마요구에 대처하였다. 특히 양주부 임진현의 호곶목장은 고려 말 어승마를 조달하는 내승목장이었다. 태종은 호곶목장을 내승목장으로 삼으려고 추진했지만, 사간원의 상소로 포기하였다. 이후 호곶목장은 강화도 장봉도목장과 신도목장, 충청도 태안의 안면곶목장, 전라도 진도목장과 함께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품종의 호마를 생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