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쉬르 언어학을 통한 르네 마그리트의 예술적 재현에 관한 재고-<이미지의 배반>에 대한 삼차성 기호학적 분석을 중심으로-

Abstract

본고는 ‘예술적 재현’은 어떤 가치를 지향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한 마그리트의 입장을 재고해 보는 것에 목적을 둔다. 고전적인 재현의 가치를 포기한 현대미술에 있어서, 이 문제에 대한 재고는 마그리트가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연구라고 할 수 있겠다. 마그리트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있었다. 그것들의 대부분은 ‘데페이즈망’이라는 매우 통상적인 수사법을 난해한 철학적 담론에서 논의하거나 또는 과도하게 양식적으로 특수화 시키고는 했는데, 이는 회화 역사를 양식사조에 대해 통시적으로 이해하는 데에는 유리하지만, 시대의 맥락과 관계해서 마그리트의 문제의식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본다. 그래서 본 연구자는 마그리트의 작품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데에 있어서 인문과학으로서의 소쉬르의 언어학에 입각해서 보기를 제안하는 바이다. 소쉬르의 엄격한 파롤과 랑그의 구분을 마그리트에 적용시키면 그는 독특한 양식으로 회화사에서 한 획을 그은 여타의 유명 화가들과는 조금 다른 화가가 되는데, 이같이 양식을 배제하는 이러한 차별성이 마그리트 작품철학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와는 조금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이에 대한 논증을 위해 본고는 퍼스의 기호학적 삼차성 사유의 절차에 따르고자 한다. 마그리트의 작품 중에 <이미지의 배반>으로 알려진 파이프 그림을 기호학적으로 분석함으로서 본 연구자는 최종적으로 마그리트의 예술적 재현의 문제에 대한 또 다른 명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는 마그리트에 대한 기존의 견해보다 좀 더 작가중심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