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화를 위한 입법과정의 정비

Abstract

지난 87년 체제 이후 문민정부의 등장, 몇 차례의 정권교체로 민주화의 외형적 모습은 갖추었으나 다양한 국민의 의사나 이익을 민주적으로 조정하여 국가의사를 결정하는 민주적 절차는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다. 우리 국회의 입법과정에 나타난 후진적인 모습은 바로 이러한 민주적 절차의 不在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입법과정은 입법에 참여하는 정부ㆍ관료ㆍ정당ㆍ이익단체 등 모든 기관이나 세력이 의회의 장을 중심으로 입법을 둘러싸고 전개하는 모든 운동이나 작용을 포함하는 일련의 과정을 가리킨다. 입법과정의 선진화는 ʻ갈등의 처리와 정치사회의 통합화ʼ, ʻ국민의 정치참여 기회의 보장ʼ, ʻ소수자의 보호ʼ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입법과정을 정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행 국회 입법과정에 나타난 공식적 제도의 문제점으로는 지나친 원내대표 중심의 의사진행, 광범위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권, 자유로우면서도 효율적인 토론문화의 미확립, 입법에 대한 책임추궁의 어려움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상이한 견해간의 소통을 중시하는 민주적 의식과 입법절차를 규율하는 규범의 준수의식이 미흡하다는 비공식적 제도의 문제점도 심각하다. 입법과정의 선진화는 민주성의 확보와 법치주의의 구현을 통하여 이뤄질 수 있다. 구체적인 제도적 개선방안으로 원내대표 아닌 국회운영위원회 중심의 국회운영, 일정한 의사진행방해(filibuster)의 허용을 통한 소수당의 자유로운 토론과 다수결원리의 조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권 제한, 국회폭력방지특별법 제정 등을 제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