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국회의원의 역할과 신분

Abstract

이 글에서는 비례대표국회의원의 역할과 신분과 관련하여 몇 논점을 다루고 있다. 첫째, 비례대표국회의원은 국회에서 비례대표선거제의 도입취지와 헌법적 기능에 맞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가? 비례대표국회의원은 정당지도부 중심의 추천과정에 의해 의원의 신분을 획득하였다는 ‘태생적’ 한계와, 정치적 경험의 부족과 多選의원 위주의 정당운영방식에 따른 ‘환경적’ 한계로 인하여 그에게 부여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방안에는 당지도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아닌 공정하고도 객관적인 시스템에 의한 공천방식의 정착, 당지도부로부터 의원의 개인적 정치적 공간을 확보해 줄 수 있는 가변명부식 입후보방식과 선호투표방식의 도입, 의원의 소신에 따른 의정활동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신분의 안정적 보장 등이 있다. 둘째, 비례대표국회의원에 궐원이 생긴 경우 정당명부의 차순위자에게 의원직이 승계되어야 하는데, 그 예외를 규정하고 있는 공선법 제200조 제2항 단서는 타당한가? 공선법 제264조(당선인의 선거범죄로 인한 당선무효)의 규정에 의한 당선무효 또는 정당해산으로 궐원이 생기거나, 임기만료일 전 180일 이내에 궐원이 생긴 경우 의석이 승계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이 규정은 명확하지 않거나 명부상 후순위자의 승계기대권을 부당하게 침해한다는 점에서 위헌성이 농후하다. 셋째,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후보자를 추천하여 당선시킨 정당이 자기 소속 당선인을 대상으로 당선무효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가? 정당은 자당추천 후보자의 당선을 무효로 만듦으로써 자신과의 정치적 관계를 단절하고, 그 대신 당선인 차순위의 명부후보자를 당선되게 함으로써 동일한 의석수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원고적격이 있다고 본다. 그런데 공선법 제224조는 선거소송과 당선소송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동일한 판단기준을 제시함으로써 해석론상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비례대표국회의원에 대한 당선무효소송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비례대표선거체계의 특성을 고려하여 이 규정을 합목적적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