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갑야화(玉匣夜話)> ‘서두 이야기’의 서사 전략과 문제의식

Abstract

이 논문에서는 옥갑야화의 ‘서두 이야기’ 가운데 5화까지를 “서두이야기 묶음”으로 묶어 그 속에 내포된 서술자의 서사전략과 문제의식을 살펴보았다. 서술자는 1～4화에서 유가 이념인 사단(四端)을 실천하는 인물 형상을 제시하면서도, 그들 이야기에 나타난 이율배반성을 부각시키며, 5화에서는 신(信)의 붕괴 양상을 형상화 한다. 즉, 1, 5화에서는 부정적 인물 형상을 매개로 역관이나 주고(主顧)의 타락상을 직접적 형태로 부각시키면서, 서술자 스스로의 설명을 덧붙여 사행무역 담당자인 역관과 주고의 타락을 고발한다. 한편, 2, 3, 4화에서는 애써 돈에 초연하거나 돈으로 덕을 베푸는 역관과 주고의 형상을 유도해 놓은 뒤, 그들의 형상에 내포된 이율배반성을 부조시켜 그것들의 실재 가능성을 부정한다. 물신적(物神的)인 ‘돈’의 지배를 받아 갖은 수단을 동원하여 돈을 축적한 인물들이 ‘돈’을 풀어 “덕”을 실천한다는 사실이 이율배반적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