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성별에 따른 말중단시키기와 담화기능

Abstract

지금까지 의사와 환자가 진료실에서 나누는 대화를 중심으로 의사의 성별을 구분하여 어떤 모습으로 말중단시키기가 사용되는지를 살펴보았다. 의사는 제도적 상황에서 사회적 지위와 권위를 바탕으로 가장 개인화된 만남에서의 인간행위가 무시된 채 보다 넓은 사회적 의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비록 의사는 숨겨진 제약을 의식적으로 알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명시되지 않은 행위나 의사소통 규칙에 따라서 행동한다. 이 때 의사는 환자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부담스러운 말을 상대에게 해야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러한 말을 하면서도 동시에 이것이 가져다 줄 부작용을 최소화 하지 못하는 사례들을 보아왔다. 이때 의사는 단순히 강조문 형식의 질문을 통하여 본래 목적의 말을 무난히 수행할 수 없다. 의사와 환자의 상대적 지위에 바탕을 둔 사회적 제약에 더 민감한 만남에서는 지위가 동등하지 않은 사람들 사이의 만남에서는 지위가 높은 사람이 지위가 낮은 사람들 보다는 발언권을 좀더 많이 그리고 말중단시키기, 끼어들기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때 지위가 높은 여자의사의 경우에는 지위가 낮은 남자환자들에 의해서는 훨씬 많은 빈도수의 말중단당하기를 행하고 여자환자의 경우에는 서로 대등한 모습을 보여왔다. 더구나 자녀가 있는 여자의사의 경우에는 환자들의 사고와 심리를 적절히 조율하여 발화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환자와의 공준전략을 잘 모색하여 내용전달과 관계유지 협력원칙을 잘 지켜나간다는 사실을 살펴보았다. 의사는 부담스러운 말을 할 수 밖에 없을 때는 완곡한 표현으로 정중성을 드러내어 말순서 취하기 규칙에 맞게 환자의 감정표현이나 말 더듬, 침묵, 휴지 등에 대비하여 효과적인 표현을 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의사들의 말순서 취하기 규칙에 따른 협력원칙과 공준전략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대화전략으로 의대생들의 화법지도의 중요한 교육내용이 될 수 있다. 또한 그라이스의 협동원칙이 최대한의 효율적인 정보교환을 전제로 한 원칙이지만 오히려 환자의 의무감이 감소하더라도 휴먼커뮤니케이션의 실제적인 인간의 본원적 기능에 대한 성찰을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의사와 환자의 커뮤니케이션은 사상과 정보의 교환을 넘어서 성공적인 사람과 사람의 상호행위에 기여하는 결속성이야말로 건강증진이라는 또 다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