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커플과 국민건강보험 - 동성커플을 국민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인정할 것인가? -

Abstract

2023년 2월 서울고등법원는 동성커플이라는 이유로 국민건강보험 피부양자의 자격을 부인하고 박탈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그 주된 이유로, 동성커플의 피부양자 자격 미인정은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대우'에 해당한다는 점을 들었다. 이는 '혼인은 남녀의 결합'이므로 동성결합 상대방에게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는 제1심 법원의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동성애주의자들은 이 판결을 “동성혼 합법화의 첫걸음”으로 평가한다. 한편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이 판결이 피부양자 자격인정이라는 단순한 문제를 넘어, 동성결합의 법적 수용이라는 중대한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고 본다. 이 판결은 사실혼 배우자와 동성커플이 동등한 지위에 있다고 본다. 그래서 사실혼 배우자와 달리 동성커플에 대해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판단의 배경에는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이 금지되어야 한다”는 신념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그 전제로 “성적 지향은 선택이 아닌 타고난 본성”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전제에 대하여는 과학적 검증이 필요하다. 오늘날 성적 지향이 타고난 본성이라는 주장은 이미 많은 과학적 검증에 의하여 사실상 폐기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법적 논증에서 당연한 전제로 간주하는 것은 대단히 비논리적이다. 동성결합을 남녀 간 결합인 사실혼과 동등한 것으로 파악하려는 것은 우리 헌법이 혼인 및 가족생활을 국가적 보호대상으로 삼은 이유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 기인한다. 오늘날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이유로 다양한 공동생활체가 등장하고 이에 대하여 적절한 법적 보호와 지원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필요하다면 가족에 준하여 국가 보호와 지원이 필요한 생활형태를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반드시 사회적 합의에 기초하여야 한다. 이는 동성결합의 합법화가 사법부 아닌 입법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함을 의미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