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초 로토의 <로자리의 마돈나>제단화(1536)의 감각적 명상에 대한 연구

Abstract

본 연구는 16세기 서양에서 감각에 대한 인식이 확장되고, 감각의 재현이 이미지에 반영되기 시작함에도 불구하고, 로토의 제단화 연구에서 감각과 명상에 대한 분석이 간과되어온 점을 지적한다. 본 연구에서는 현재까지 후원자와의 관계에서 분석되어 왔던 로렌초 로토의 <로자리의 마돈나> 제단화를 작품의 감상자인 수용자적 입장에서 살펴보는데 목적이 있다. 연구방법은 이 제단화에 묘사된 당대의 명상 방법을 기초로 하여, 아트 오브 메모리의 구조와 오감의 사용이 제단화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분석한다. 로렌초 로토의 <로자리의 마돈나>에는 닫힌 정원을 배경으로 옥좌에 앉은 성모가 도미니코 성인에게 로자리 묵주를 전달하며, 성모 뒤의 장미 나무에는 15개의 원형 왕관에 그리스도의 일생의 장면들이 5장면씩 3단으로 묘사되어 있다. 고대부터 아트 오브 메모리에서는 기억해야 할 이미지들을 장소에 배열하는 방법을 통해 기억을 도왔는데 이러한 방식이 수도사들의 명상에 사용되고 도미니코회에서는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그림 상단의 왼쪽부터 하단 오른쪽까지 그리스도와 성모의 일생은 5장면씩 3단으로 배열되어 성모송과 주기도문가 댓구적으로 맞아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그림 전체의 장미 나무와 장미꽃들, 온갖 종류의 다양한 꽃들은 성모의 순결과 미덕을 상징할 뿐 아니라, 다양한 색채와 꽃 향기가 관람자의 시각과 후각을 자극한다. 이에 더하여 중앙의 아기 천사는 장미 꽃잎 한 움큼을 관람자를 향해 흩뿌리고 있어 감상자의 후각을 자극한다. 본 제단화 앞에서 행해지는 로자리의 묵주기도는 묵주 알 표면의 촉감을 느끼는 동시에 묵주알을 반복하여 만지게 되므로, 성모 마리아와 그리스도에 대한 반복적인 심도 있는 묵상을 하게 된다. 감상자는 묵주기도를 하며, 제단화에 그려진 성인들의 모범적인 행동 뿐 아니라 나무에 그려진 그리스도의 일생의 장면들을 떠올리면서 성스러운 감각의 경험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