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변형 농산물의 안전성 설득을 위한 은유 - 크리스퍼/카스9에 대한 대중적 표현에서의 부각과 은폐 -

Abstract

크리스퍼/카스9 기술은 과거에 비해 특정 유전자를 훨씬 정확하게 변형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 세계적으로 농산물을 비롯한 다양한 생명체에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의 GMO에 대해 안전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의식해 ‘변형’ 대신 ‘편집’이나 ‘표적화’ 등의 은유적 표현을 동원하면서 크리스퍼/카스9 기술의 원활한 사회적 수용을 도모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특히 ‘유전자 교정’이라는 표현을 대중적으로 전파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으며, 방사선육종 같은 전통육종과의 동류화를 통해 기술이 적용된 농산물이 안전하다는 주장이 적극 제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크리스퍼/카스9 기술의 정확성과 생명체 기능의 개선 가능성 등의 특성은 부각되는 한편, 표적이탈 현상과 같은 기술적 결함과 현재보다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는 잠재 능력은 가려진다. 첨단 생명공학 기술이 사회적 논란 속에서도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는 만큼 그 은유적 표현에 대한 비판적 고찰 역시 계속 진행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