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간 분쟁발생 원인에 관한 법리적 검토

Abstract

지방자치제도의 실시에 의하여 국가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독립성이 법적․제도적으로 보장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이 제고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간의 상호협력의 필요성이나 이해의 상충 또는 경쟁관계가 확대됨에 따라 지방자치와 관련된 분쟁이 증가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한 이론상의 가정이 아니라 지방자치가 제도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필연적인 현상으로서 최근까지 발생한 분쟁사례들을 통해 경험적으로도 입증되었다. 그런데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분쟁에 대해 단순히 ‘지역이기주의’의 관점으로만 보아서는 안 되며, 당사자인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를 최대한 존중하면서 분쟁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본 논문에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간의 분쟁발생 원인에 대해 법리적으로 검토하여 보았다. 첫째, 지방자치제도가 국가와는 완전히 분리된 별도의 법질서라고는 할 수 없는 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가의 감독은 이러한 관점에서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기관에 의한 조언·권고·지도·자료제출요구, 감사권, 시정명령권 및 취소·정지권, 직무이행명령권 등에 의해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어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간 분쟁을 발생시킬 수 있다. 둘째,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자치조직권, 자치행정권, 자치입법권, 자치재정권, 그리고 자치계획권)의 본질의 이해를 둘러싸고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간 상이한 해석에 의해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이러한 발생원인 이외에 법령 및 제도의 미비로 인한 권한·기능배분의 불합리, 지방자치단체의 국정참가제도 미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간 정책 갈등, 지역이기주의와 성급한 발전욕구, 분쟁의 사전예방을 위한 조정기구와 제도의 미비 등에 의해서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간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분쟁이 앞으로 어떠한 형식으로 발생하게 될지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예측할 수 없는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쟁발생 원인에 대해 법리적으로 검토한 것은 분쟁의 원인을 사전에 파악 및 분석함으로써 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입법적 노력을 촉구하기 위해서이다. 본 논문은 그러한 입법적 노력의 일부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그리고 현재와 같은 문제 상황에서는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더 많은 문제를 제기한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러한 논의를 통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간 분쟁발생 원인을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며, 그 문제의 인식이나 정책대안의 설계에 있어 객관적인 실사구시의 자세와 접근이 절실하다는 점은 부각시킬 수 있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