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서신에 나타난 그리스도와 아담

Abstract

최근 인류의 기원에 관한 진화론적 관점은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도 광범위하게 수용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창세기가 전해주는 아담의 역사성 문제가 첨예한 논쟁의 주제로 부상하였다. 바울의 텍스트는 이 문제와 관련한 가장 결정적인 전거로 거론된다. 그리스도의 복음을 역사적 아담과 가장 긴밀하게 연결하는 것이 바로 바울이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아담의 역사성과 관련된 논쟁을 간략히 소개하면서, 바울이 왜 논쟁의 핵심 인물인지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다음 역사적 아담 논쟁과 관련하여 가장 결정적 주제가 되는 죄와 죽음에 관한 바울의 논의를 살핀다. 이 주제를 길게 다루면서도 아담을 언급하지 않는 본문들을 검토하면서, 바울의 신학적 사유에서 아담이 늘 필요한 존재는 아니라 는 사실을 확인한다. 그 다음엔 구원론과 무관한 문맥에서 아담과 하와가 언급된 구절들을 살펴본다. 아담과 하와의 창조 및 하와의 범죄에 관한 바울의 논의를 살 피면서, 바울의 창세기 읽기가 상황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와 더불어 바울 사고의 추동력이 아담과 하와에 관한 어떤 선행적 전제가 아니라복음에 관한 그의 확신이라는 사실을 확인한다. 그 다음으로 아담의 역사성 논쟁 관련 핵심 본문인 로마서 5장과 고린도전서 15장을 살핀다. 바울이 기독론적 목적을 위해 아담을 활용하는 방식을 검토하면서, 역사적 아담의 존재가 바울의 신학적 사유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한다. 마지막으로는 위 본문읽기에서 도출된 결과를 재확인하면서 동시에 아 담의 역사성 논의에 중요하게 여겨지는 몇 가지 함의들을 논의한다. 이런 우회적 연구는 아담의 역사성 문제가 가장 첨예하게 제기되는 핵심 본문들(고전 15장; 롬 5장)을 보다 균형 있게 다루기 위한 하나의 선행적 연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