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 후기 비평에 나타난 폭력론 연구

Abstract

본고는 1980년 5월의 폭력에 대한 대응이 1980년대 김현 비평의 문제의식과 방향을 결정한 핵심적 요인이라는 전제하에, 1980년대 김현 비평에 나타난 폭력론의전개 양상과 시사점을 고찰해 보았다. 우선 2절에서 증오와 폭력 을 중심으로 집단적 증오가 소수에 대한 폭력으로 발현되는 현상에 관한 김현의 문제의식을 살펴보았다. 집단의 증오 이면에는 피해 최소화를 바라는 집단의 이기적 욕망과 이기심의 합리화 작업이 존재한다. 김현에 따르면 이기적 욕망에 대한 성찰과 감시가 폭력에 연루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기적 욕망을 기초로 폭력을 설명하는 방식은 광주에서의 폭력을 효과적으로설명할 수 없다는 한계를 드러낸다. 3절에서는 폭력과 왜곡 을 중심으로 초월 욕망과 폭력 간의 관계에 대한 김현의 해석을 분석하였다. 서사 텍스트 분석의 결과 김현은 원한과 파괴 충동이 초월 욕망의 뿌리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에 따라 보편적 해방을 꿈꾸는 유토피아주의의이면의 보이지 않는 폭력을 드러내고, 초월 욕망의 폭력성을 해체하는 것이 비평의핵심적 과제로 등장하고, 이를 위해 분석적 해체주의 방법론이 제시된다. 4절에서는 김현이 분석적 해체주의라는 방법론을 표방했던 이유를 폭력 문제와연관하여 검토하였다. 김현은 당시의 한국사회와 문학계를 폭력의 체계로 보고, 보편적 해방의 기획 이면에 존재하는 원한․파괴 충동을 폭로하는 방법으로 분석적 해체주의를 제시하였음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고난의 시학과 같은 김현 자신의 기획도자신이 행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딜레마에 봉착한다. 마지막으로 결론에서는 고통이 각인된 몸을 통한 부정과 고통의 기억에 머물기의방법이 김현의 최종적 답변으로 제출되었음을 확인하였다. 김현의 폭력론은 ‘원한/ (원한을 넘어선) 사랑’, ‘비이성/이성’의 이분법을 넘어 사유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불의에 대해 끈질기게 탄핵’할 것을 고집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