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周式 銅劍의 기원과 발전

Abstract

중국에서 동검은 청동 병기 가운데 비교적 늦은 시점에 출현하여, 청동기문화의 최후 단계인 東周시대(전770~전221)에 전성기를 구가했다. 중국 각 지역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동검이 발전하였는데, 이 글에서 다루는 것은 특히 黃河 중류 일원의 중원 지역과 揚子江 하류의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비교적 제한된 지역에서 발전한 이른바 東周式 동검 銅劍 으로 한다. 동주식 동검은 동아시아 고대 문화 발전을 거시적으로 파악하려는 입장에서 보았을 때에도 매우 흥미로운 연구주제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한반도에서도 간헐적으로 출토됨으로 말미암아 우리에게는 그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의 현실적인 필요도 있다. 이 글은 중국문명의 핵심지역 일원에서 동검이 등장하고 그것이 동주식 동검으로 발전하여 나간 맥락을 이해하고, 그것의 주요한 유형 및 특징 그리고 그 성립과 발전의 양상 등에 관한 내용을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동주시대에 접어들면 이전 상주시대의 주요한 전쟁 방식이었던 전차전이 쇠퇴하고 보병전이 급격히 증가한다. 검은 바로 보병전에 매우 유용한 兵器였다. 중국에서 동검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은 이와 같은 시대적 변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여기에는 揚子江 하류, 이른바 강남 지역의 영향도 있다. 江南은 河川과 沼澤이 많아 원래 전차전에 적합한 지역이 아니었으며, 일찍부터 보병전에 필요한 동검이 제작되었다. 춘추시대에 접어들어 중원과 강남이 본격적으로 접촉을 시작하면서 그것은 중원 지역 동검 발전에도 일정한 자극을 주었다. 춘추시대에 접어들어 일어난 전쟁 방식의 혁신은 중원과 강남에서 다양한 형태의 동검을 만들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중원과 강남지역에서는 각 지역에서 선행하는 서주시대 동검의 유산을 계승하여 서로 다른 형태의 동검을 제작하였으며, 그 제작 과정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 본격적으로 발전하게 된 동검은 춘추시대 후기에 이르러 서로 다른 세 가지 유형의 동주식 동검으로 정형화되었다. 정형화된 동주식 동검은 이후 전국시대에 이르기까지 황하와 양자강수계를 중심으로 한 중국문명의 핵심지역에서 공통으로 사용되었다. 물론 정형화만이 동주식 동검의 유일한 특징은 아니다. 동검의 길이는 20㎝ 전후에서 40㎝ 이상으로 크게 길어지고, 동검의 구조 역시 살상능력을 크게 개선하는 방향으로 발전하여갔다. 일체의 장식적인 요소를 배제한 동검이 대량으로 생산되어 보병의 표준장비로 정착하였으며, 선진적인 제작 기술을 보유한 강남의 吳ㆍ越 양국에서 대량으로 생산된 동검은 강남은 물론 중원 지역까지 널리 유통되었다. 춘추 후기에 일단의 완성을 본 동주식 동검은 전국시대에도 그 형태에 커다란 변화를 겪지 않고 지속적으로 사용되었다. 전국 중기 경이 되면 劍體는 더욱 길어져서 전장 60㎝ 전후의 대형화 한 동검이 빈번히 출현하지만, 모든 동검이 다 그런 것은 아니었다. 동주식 동검은 鐵劍이 등장하여 동검을 대체해 간 漢代 이후에도 약간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동주식 동검이 이때까지 보편적인 병기로 사용되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