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 폐쇄와 <네바다-세미팔라틴스크>의 반핵 활동

Abstract

냉전과 함께 시작된 핵무기 개발 경쟁 속에서 소련은 수많은 핵실험을 진행했다.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은 소련이 운영한 가장 대표적인 핵실험장으로, 1949년 이래로 40년에 걸쳐 대기, 지상, 지하에서 총 456회의 핵실험이 수행되었다. 이렇듯 소련 핵무기 개발의 산실이었던 이곳은 소련 말에 카자흐스탄 내에서 자생적인 반핵 시민운동을 야기했다. 올자스 술레이메노프가 주도한 카자흐스탄 반핵 시민단체인 <네바다-세미팔라틴스크>는 카자흐스탄 내부는 물론이고 소련 지도부와 세계 각국의 국가기관·시민단체의 동조를 끌어냄으로써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를 폐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의 폐쇄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끝이 아니라, 방사성 물질에 의한 피해라는 더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해야만 하는 시작이었다. 핵실험 당시 소련은 이것이 핵실험장과 그 인접 지역에 거주하고 있던 주민에게 가하는 피해에 관해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진행된 핵실험으로 인해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과 그 인접 지역에서는 지상과 지하, 지표수와 지하수가 모두 방사성 물질로 심각하게 오염되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은 각종 질병, 기형 출산 등과 같은 오염에 따른 피해로 고통받게 되었다. 물론 소련 해체 이후 국제적 공조와 카자흐스탄 국가의 단독 활동을 통해 구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과 그 주변 지역에서 핵실험의 잔재와 방사성 물질 오염의 제거를 위한 작업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의 결과를 토대로 현재 카자흐스탄 정부는 이 지역에서 방사성 물질에 의한 오염은 거의 사라졌다고 주장하며, 이 지역에서 다양한 형태의 경제활동과 개발이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카자흐스탄 국내외의 시민단체들은 이 지역이 여전히 방사성 물질로 오염되어 있으며,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 다수가 이로 인한 피해에 노출되어 있음을 자료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