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절차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방안

Abstract

조정은 조정인이 당사자들간의 분쟁에 개입하여 언어 및 비언어적 의사소통방식을 적극 활용하여 천편일률적인 법적용으로 얻을 수 없는 창조적인 분쟁해결을 해 낸다는 점에 장점이 있다. 그 과정에서 조정인은 당사자들의 표면적인 언어나 몸짓의 뒷면에 숨어있는 맥락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조정절차에서 당사자들의 분쟁이 근본적으로 해소되는 경우는 많은 경우 당사자들을 설득시키는 조정인의 언변에 있기보다는 당사자들을 배려하고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아내어 당사자들이 스스로 깨닫게 하는 조정인의 진정성 있는 조정자세에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정인의 역량은 조정교육이나 조정경험을 통하여 증진되기도 한다. 그러나 조정인 스스로의 그 당시 마음상태와 당사자들의 태도나 자세에 분위기가 좌우될 수 있는 조정절차의 특성 때문에 조정합의가 실패로 돌아간 뒤 많은 조정인들이 후회를 하거나 심리적인 아픔을 겪기도 한다. 이 때 수많은 선배조정인들의 지혜를 모아서 그 사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을 해주는 인공지능기술이나 인공지능의 지혜가 있다면 조정제도의 발전은 한 단계의 결정적인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정은 재판과 달리 절차가 엄격하지 않으며 결과를 당사자들에게 강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재판에 비해 인공지능기술을 적용하기가 한결 수월하다. 서구에서 말하는 조정(mediation)에서는 최종 결론은 당사자들이 내리는 것으로, 재판처럼 법관이 일방적으로 심판을 하고 당사자들에게 강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필자는 어느 절차보다 당사자들의 자율성이 중시되는 조정절차에서 먼저 인공지능기술을 적극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초보적인 인공지능 기술만 활용해도 조정절차에서는 그 효용이 매우 클 것으로 생각되고 부작용은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