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리적 기호의 사회학 - 이상 소설 ｢鼅鼄會豕｣의 서술 형식과 서사 구조 연구

Abstract

이 논문은 ‘교환가치에 의한 매개’와 ‘물신화’ 현상으로 말미암아타락하고 분열된 근대 세계에서 소설적 가치를 창출한 이상 문학의특수성을 밝히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로만스(Romance)가 전위(轉位)된 아이러니 양식의 탐구 서사’를 이상 소설의 기본형으로 파악하고, 로만스적 편력의 세 단계(갈등-투쟁-인지)에 해당되는 소설의 구성 단위를 중심으로 작품 속에 구조화된 계열체적 서술 방식과알레고리적 서사 구성의 기능과 가치를 분석, 평가하였다. ｢鼅鼄會豕｣에서 알레고리 형식으로 나타나는 증후적 표현 기호와은유적 ․ 환유적 연쇄의 계열체적 서술 방식은, 식민지 근대 사회를 지배한 ‘물신적 교환 가치’와 ‘존재의 물격화(物格化)’에 의해 억압되고숨겨진 진실을 역설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미학적 모더니티의 대응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鼅鼄會豕｣의 서사 구조는 이와 같은 서술적 층위의 표현 원리와 기표 연쇄의 탐색 과정을 포괄하면서 반복한다. 몽타주적 장면의 구성 단위들이 환유적 과정이나 은유적 과정의 기표 연쇄로 조립되어 트라우마의 사회적 콘텍스트를 알레고리적으로 드러낸다. 그리고 이러한 몽타주적 기표 연쇄가 일정한 단위로 중층결정되게 하는‘지각 가능한 질서’가 로만스 양식의 탐구 서사라는 하부구조를 통해창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