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민법상 원상회복의무

Abstract

이 글은 유효하게 성립한 계약을 기초로 하여 계약 당사자 간에 급부가 이행되었으나 이후 그 계약이 무효, 취소, 해제 등으로 실효되었을 경우, 원상회복으로서의 급부의 반환이 프랑스 민법 하에서 어떠한 법리에 의하여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소개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에 대하여 프랑스는 2016년 채권법 대개정으로 프랑스 민법 제1352조 이하에 10개의 조문을 마련한 바 있다. 프랑스 민법 제1352조 이하의 규정들은 2016년 대개정의 가장 혁신적인 부분 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프랑스는 계약의 실효와 이미 이루어진 급부의 청산과 관련하여 2016년 개정 이전에는 프랑스 민법에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 같이 이 문제를 부당이득의 법리로 해결하지 않고 순전히 프랑스 판례에 의존하여 해결하여 왔기 때문에 이에 관한 일관성 있고 통일적인 법리가 수립되지 못하였고, 그때그때 복잡하게 논의가 전개되어 왔었다. 2016년 채권법 대개정을 통하여 프랑스는 이에 대한 통일적인 법리를 구축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계약의 실효와 원상회복의무에 관한 프랑스 민법상의 논의를 우리 민법상의 논의와 비교하면서 검토한 결과,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고 생각한다. 첫째, 계약이 무효 또는 취소되는 경우이든 해제되는 경우이든 모두 소급적으로 소멸시킨다고 이해되고 있으므로, 근본적으로 양자를 구별할 이유를 찾기는 어렵다. 구체적인 반환 범위를 어떻게 규율할 것인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향후 우리 민법을 운용하고 개정함에 있어서 프랑스처럼 원상회복의 법리를 통일적으로 구축해갈 필요가 있다. 둘째, 우리 민법 제548조 제2항과 제201조의 존재 의의, 체계적 지위 등등에 대해서 재고되어야 할 시점에 이른 것이 아닌가 한다. 계약의 해제로 인하여 발생한 원상회복의무의 본질이 부당이득반환이라면 제748조 외에 제548조 제2항을 두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인지, 민법 제201조를 체계적으로 어떻게 자리매김할 것인지 등등을 근본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 프랑스 민법뿐만 아니라, 영미법, 독일 민법, 일본 민법 등의 입법례도 참고하여 부당이득 반환범위에 대하여 현행 민법 제748조보다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을 명문화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닌지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