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군용기의 KADIZ 무단 진입과 한국의 법적 대응

Abstract

방공식별구역(ADIZ)은 군사･안보상의 목적으로 영공 외곽의 일정지역 상공에 설정되며, 영공방위를 위하여 항적의 탐지 및 식별과 전술항공 통제임무를 수행하는 기준이 되는 공역을 말한다. ADIZ 제도는 현재 관습국제법상의 제도로 확립되어 있는가에 관해서 논란이 있으나, 그 필요성에는 상당수 국가들이 공감하고 있다. ADIZ에서는 국제관행상 타국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연안국의 ‘관할권(jurisdiction)’이 제한적으로만 인정되고 있다. 동북아지역의 경우 한국과 일본, 중국이 큰 충돌 없이 ADIZ 제도를 운영하여 왔다. 그런데 중국은 2013년 11월 23일 일방적으로 동중국해에 CADIZ를 확장하는 한편, 지나가는 모든 항공기에 대해 비행계획을 제출토록 요구하고, 제출하지 않을 경우 군사행동을 할 수 있음을 경고하였다. 이 같은 조치는 동북아 지역에서 심각한 충돌의 발생 가능성을 고조시켰다. 2013년 12월 한국은 중국의 CADIZ 확대에 대응하여 홍도와 마라도가 포함되도록 기존의 KADIZ를 확대･실시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들이 사전 통보 없이 KADIZ 내에 진입하는 사례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행동은 실정국제법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 아니어서 손해배상 청구나 벌금 등의 제재를 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명백히 한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것이므로 수수방관할 수는 없다. 우선 우리 정부와 군은 동북아 역내 국가들이 모두 ADIZ를 운용하고 있음을 들어 이 제도에 대한 인정･존중을 요구하는 한편, 유사 사건의 재발방지 보장을 촉구해야 한다. 아울러 관련국 간에 체결된 관련 협정의 문제점을 식별해서 꾸준히 개선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특히 러시아에 대해서는 비행정보 제공 시기와 관련하여 우리에게 유리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나아가 KADIZ 진입 외국 군용기에 대한 단계적 대응 매뉴얼(강제착륙 및 유효사격 등 실력행사 포함)을 보강하고 신속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