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횡령과 재량적 발생액의 실증적 관계

Abstract

명백한 범죄행위인 횡령은 기업 운영에 직접적이고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업무부정 사건의 하나이다. 횡령은 보고이익의 투명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횡령과 이익조정의 관계는 중요한 검토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들 간의 관련성은 업무상 부정행위가 발생하는 과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고, 나아가 이익조정 지표를 통한 횡령의 예측과 적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신문, 방송과 같은 언론보도의 경우, 횡령과 이익조정의 관련성을 시사하는 여러 정황적 증거들을 제시한 경우가 있었지만, 횡령과 이익조정의 관련성을 실증적 차원에서 연구한 문헌은 많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횡령과 재량적 발생액 간의 관계를 실증적으로 검정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4,545개 기업-연도 자료를 이용하여 실증 분석한 결과, 당기의 횡령공시와 전기 혹은 전전기 재량적 발생액 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대응표본을 이용한 추가분석 결과 역시 본문의 분석과 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KOSPI/ KOSDAQ 시장구분에 기초한 추가분석은 횡령과 재량적 발생액의 관계가 KOSPI보다는 KOSDAQ에서 일관되게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당기 시점에서의 횡령과 재량적 발생액의 관계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횡령의 적발시점에서 보고이익의 수정이 유도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횡령과 이익조정의 관계를 실증적으로 고찰함으로써, 횡령⋅회계부정과 같은 업무상 부정행위 요소들의 관련성을 이해하고, 이익조정 지표가 횡령의 예방과 적발에 유용한 지표가 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확인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지금껏 기업부정에 관한 연구가 회계부정의 영역에만 집중되어왔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향후에는 횡령관련 이슈에 관한 지속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