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대의 출발과 북한시의 추이－ 『조선문학』(2012.1 ~ 2013.9)을 중심으로

Abstract

이 논문은 2012년부터 시작된 김정은 시대의 북한 시의 양상과 의미를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북한 문예지 『조선문학』 (2012년 1월부터2013년 9월호까지)에 발표된 시를 중심으로 최근 북한시의 흐름과 양상을살펴보았다. 2011년 12월 김정일 사후 지금까지의 북한 사회는 새로운 지도자 김정은 부각시키기에 몰두하였다. 이 과정은 『조선문학』의 수록 시작품에 실시간으로 반영되었다. 김정은의 일정, 행보 하나하나가 작품의주제이자 소재로 채택되어 시화(詩化)되었으며, 북한 사회의 화제(issue)와주장을 대변하고 강화하는 역할을 시는 충실히 수행하였다. 서해의 분계선 시찰, ‘광명성-3’ 2호기 발사, 핵실험, UN의 북한 제재 결의에 대한 반발, 세포의 축산단지 건설, 마식령 스키장 건설 등 북한 사회의 사건과 주장이 직접적으로 또 매우 발빠르게 드러나 있었다. ‘발걸음’,‘어린이’, ‘청년’ 등의 이미지를 활용하여 새로운 청년지도자 김정은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였다. 사회적 현안을 문학을 통해 홍보하고 지도자를형상화하는 것은 기존의 북한시가 보여준 양상과 다르지 않다. 이미지나소재의 변화 외에 최근의 북한시가 보여주는 문학적 변주와 변화를 감지하기란 쉽지 않다. 이는 사회 현상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북한문학의 속성에 기인하는 것이다. 이렇듯 지루하게 변주없이 반복되는 북한시의 양상은 북한 체제 밖에있는 남한의 연구자가 취해야하는 연구방법론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한다. 북한시 연구가 북한 시의 현상만을 좇아가는 수동적이며 피상적인 연구에그칠 수 있기 때문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문학의 이면에 집중하여 얻은결과란 분석이기보다 추측에 가까울 수 있다. 북한은 드러난 텍스트 이외의 문학 내외적 정보가 극도로 한정된 폐쇄사회이기 때문이다. 이 논문에서는 소극적인 방법일지라도, 몇몇 시에서 부분적이나마 드러나는 시인의목소리에 집중하고자 한다. 작가가 곧 국가의 입장을 대변하는 북한문학에서 시인의 목소리, 즉 예술가이자 관찰자로서의 시인의 목소리를 찾아보려는 것인데, 이 또한 공개된 텍스트에만 접근해야하는 북한자료 접근성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고정된 창작론에 갇혀 주제와 소재의 반복을 거듭하는 북한의 시에서 문학, 시, 시인의 모습을 감지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 시도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