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시간제 근로의 현황과 기업 사례

Abstract

본 연구는 고용기간의 정함이 없는 시간제 근로가 확산되어 있으며 고도 유연화 유형에 가까운 독일의 현황과 기업 사례를 분석한다. 2001년부터 ‘단시간근로 및 기간제 근로에 관한 법률’ 이 시행되어 시간제 근로자 차별대우금지원칙, 시간비례급부원칙, 시간제 근로 기회 제공 원칙을 정립하였다. 이후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시간제 근로의 비중은 꾸준하게 증가하여 2012년 22.1%로 네덜란드 다음으로 시간제 근로의 비중에 높다. 시간제 근로 증가는 고용률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독일 기업들은 1970년대까지 남성은 전일제 근무를 하고 여성은 전업주부 역할을 수행하는 전통적 남성외벌이모형을 따르고 있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시간제 근로 도입이 시작되어 1990년대와 2000년대를 거치면서 독일 기업에서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고 일과 삶의 조화를 추구하는 시간제 근로는 크게 확산되었다. 이제 상당수의 독일 기업들은 시간제 근로 변화와 관련하여 해빙과 이동 단계를 거쳐 재결빙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시간제 근로의 해빙 단계를 조성한 가장 큰 원동력은 인구 구성의 변화에 따른 고령화라고 할 수 있다. 출산율이 낮아지고 능력이 뛰어난 인력을 얻기 어렵게 되면서 기업들은 고학력 여성인력을 채용하고 유지하려고 시간제 근로를 통하여 일과 삶의 조화를 추구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시간제 근로의 또 다른 원동력은, 양성평등과 여성해방에 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대기업에서 여성관리자의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제기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여성관리자를 늘리는 획기적인 방안은 무엇보다 시간제 관리자를 활성화하여 생애국면에 따라 여성인력이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의 조화를 추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었다. 사례 연구의 대상이 된 기업들은 모두 사회적 환경 변화와 정부의 압력을 시간제 근로 확산의 핵심적인 요인으로 지목하였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구체적인 제도를 설계하고 실행에 옮기는 이동 단계나 제도적 변화를 기업문화적 변화로 발전시키는 재결빙 단계는 기업마다 서로 다른 모습을 보였지만, 한 가지 공통적인 노력은 경영자나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시간제 근로를 도입하였다는 점이다. 위계조직에서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도입한 시간제 근로를 재결빙하려면, 시간제 근로에 대한 관리자들의 동의와 지원이 필수적이다. 관리자들이 직접 시간제 근로자로 종사하거나 이를 체험하고 시간제 근로의 긍정적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본 연구에서 시간제 관리자 도입 사례는 헤르티(Hertie) 재단이 2007년 선정한 가족친화기업(Familie und Beruf)들 중에서 근로시간제도의 모범사례로 꼽힌 4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분석 대상 기업들은 관리자 시간제 근로 체험 프로그램, 책임대리자, 관리자 일자리 나누기, 재량근로시간제 등을 통하여 시간제 근로의 재결빙 단계에 도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