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S 지역질서 재편과 러시아

Abstract

본 논문의 목적은 CIS 지역질서 재편을 러시아의 전략과 역할의 관점에 초점을 두고 분석하는 것이다. CIS 지역질서 재편은 소비에트 지역협력체제의 붕괴와 새로운 지역분업체제의 도래를 의미한다. 최근 10여년 동안의 변화가 암시하는 것은 소비에트 지역협력체제의 붕괴 과정이 매우 느리고 따라서 새로운 지역분업체제의 패턴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전통적인 러시아의 유라시아주의의 부활은 새로운 국제정치 체제 속에서는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러시아 국가 자체의 취약성 때문에 러시아가 CIS 지역에서 독점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련시대와 같이 이 지역 국가들에게 제공할만한 정치경제모델이 서구식 발전이외에는 대안이 없고 러시아도 서구식 모델을 따라가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가 이 지역을 소프트파워를 이용해 주도할 수 없다. 현재는 러시아 경제가 순탄한 성장을 하고 있지만 러시아경제의 장기적 성장을 현재의 국제고유가 상황만으로는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푸틴 집권이후 러시아가 CIS 지역에서 영향력 부활을 꿈꿀 수 있는 것은 러시아와 이 지역 국가 경제의 오래된 경제 네트워크 때문이다. 특히 에너지 인프라 네트워크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이 지역 국가들은 러시아 경제가 성장과 조정을 거듭하는 동안 러시아에 대한 의존을 늘리면서 러시아와의 관계를 재조정할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 경제가 다시 어려움에 빠지거나 이 지역 국가들이 본격적인 정치경제 개혁의 단계에 들어가기 시작하면 러시아에 대한 의존은 다시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