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聖嘆의 詩, 시 속의 聖嘆

Abstract

이 글은 김성탄의 시집 沈吟樓詩選 을 텍스트로 삼아, 시집의 전승 및 구성 등을 검토하고, 나아가 시에 담긴 시인의 내면과 행적을 조명한 결과이다. 입론의 토대로 그 생애의 대략을 먼저 서술하였다. 텍스트 이해를 위해 침음루시선 의 편찬과 전승 경위, 편제 등을 개관하였으며, 행적과 교유의 범위와 경향, 그리고 사상의 특징을 검토하였다. 이를 통해 김성탄은 평생 쑤저우를 벗어나지 않았으며, 불교에 깊이 경도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은미한 눈길의 방향도 주목하였다. 김성탄은 작고 여린 것에 특별한 마음을 보냈는데, 이는 김성탄이 지녔던 고유의 정서이며, 소설과 희곡 비평에서 ‘작거나 보이지 않는 부분’의 효용성을 강조하는 極美論 등으로 구현되었다. 역사 인물 중 維摩詰과 陶淵明을 동일시했다. 여기에는 각각 평등 不二의 대승 사상 지향, 왕조 교체기 遺民으로서의 시대 정체성이 함유되어 있다. 김성탄의 가문, 가족의 풍경도 살펴보았다. 김성탄은 번성한 가문의 일원이 아니었으며, 그나마 그 가문도 그의 유년기에 몰락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김성탄의 가족은 아내와 둘 이상의 딸, 그리고 아들로 구성되었다. 그의 가족애는 남달랐지만 집은 늘 가난했고, 아내는 오랫동안 질병에 시달려 집에서는 신음이 그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서 자녀들의 글 읽는 소리가 집안을 울리며 명랑한 기운을 자아내곤 했다. 김성탄은 독서인을 자처했고, 이런 태도는 딸 아들 가리지 않고 자녀들에게도 적용되었다. 왕조 교체의 시대를 맞이하는 내면의 진동도 검토의 대상이었다. 김성탄은 명청 교체의 와중에서 강렬한 遺逸 의식을 견지하였지만, 여러 이유로 만년에는 出仕와 經世의 포부를 지니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칭송했던 황제의 명에 의해 국법으로 처형되는 아이러니의 희생자가 된다. 김성탄은 오랫동안 풍문 속 환상이나 서책의 저자인 우상으로 존재해왔다. 이 글은 풍문의 안개와 문자의 죽림을 지나 일상의 생활인 김성탄을 만나, 숨 쉬고 말하며 웃고 웃는 그의 두세 면모를 되살려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