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아시안 소송’에서 인종을 고려한 대학입학정책과 아시안 차별의 딜레마에 대한 헌법적 검토

Abstract

2014년 시작되어 2022년 연방대법원에서의 변론과 2023년 선고를 앞두고 있는 ‘하버드-아시안 소송’은, 기왕의 적극적 평등실현조치가 아시안 차별의 쟁점과 복합적으로 맞물려 다투어지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고 측은 ① 차별 금지를 요구하는 아시안과 ② 아시안을 지원하는 백인 보수주의 그룹(SFFA)이 함께 하는데, 이들은 아시안에 대한 직접적이고 간접적인 차별을 모두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소송 배후의 백인 보수주의 그룹이 아시안을 지렛대로 삼아 적극적 평등실현조치를 폐지함으로써 결국 백인의 권익을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냐 하는 혐의를 받고 있다. 피고 하버드 대학 측은 인종을 고려하는 입학정책을 통해 인종적 다양성을 추구함을 긴절한 이익으로 내세우지만, 한편으론 20세기 초반 WASP들이 유대인들의 하버드 입학자 수를 제한했던 것처럼 인종균형 맞추기를 통해 백인 기득권을 옹호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더욱이 하버드가 ‘백인을 위한 affirmative action’으로도 불리는 레거시 입학 제도를 유지함으로써 백인의 기득권을 옹호하고 아시안 차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혐의도 받고 있어 이 소송의 전선(戰線)은 다층적이다. ‘하버드-아시안 소송’을 통해 미국 사회에서 근 50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사법적으로 다투어져온 적극적 평등실현조치의 미래가 어떻게 해결될 것인지를 예측해보는 것도 흥미롭지만, 필자는 연방대법원의 결론 여부와 상관없이 동 소송과정을 통해 아시안 차별의 쟁점이 새롭게 드러난 점에 의의를 둘 수 있다고 생각하고, 또한 아시안 차별 문제는 적극적 평등실현조치의 폐지문제와 반드시 필연적인 상관관계에 놓이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비록 SFFA가 원래 적극적 평등실현조치 폐지를 목표로 하여 ‘하버드-아시안 소송’을 기획하고 진행하여 왔다 하더라도, 재판과정에서 아시안 차별의 공론화를 통해 숨어있던 백인 기득권을 밝혀내어 그것을 가능케 한 종합평가 입학절차를 좀 더 투명하게 개선･보완하고, 나아가 ‘백인을 위한 우대조치’를 상징하는 레거시 입학을 축소･폐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계기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소송은 인종정의에 기여하는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라 본다. 즉 ‘하버드-아시안 소송’을 ① 적극적 평등실현조치 폐지 여부라는 전통적 쟁점과 더불어, ② 아시안이 흑인, 히스패닉, 심지어 다른 아시안을 비난하거나 차별하지 않으면서 아시안의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가에 주안점을 두고 향후 경과를 살피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