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의 근대성으로서 18-19세기의 시조에서 성적 욕망과 권력, 이데올로기의 상관관계

Abstract

이의 근대성의 관점에서 18~19세기의 시조에 나타난 성적 욕망과 이데올로기, 권력의 상관관계에 대해 신분과 젠더를 중심으로 네 범주 ―양반 남성, 중인 남성, 양반 여성, 중인 여성― 로 나누어 분석하였다.양반 남성의 경우, 시선은 남성이 권력을 가지고 여성의 몸을 관음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데 한정되어 있다. 수사는 남성이 위에 서서 수직적으로 여성의 몸을 대상화하여 묘사하거나 남근이 주도하는 성체험을 공론화하는 형식이다. 시조가 지향하는 바는 당시 사회관계 속에서 정당성을 부여받은 남근주의의 욕망과 상상력을 활짝 펼치면서 남성끼리 욕망 공유의 연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양반 남성이 권력을 갖고 성애를 묘사한 시조는 아무리 자유로운 성애를 묘사했다 하더라도 봉건성을 심화하는 것이지 근대성을 구현하는 것은 아니다.양반 여성의 경우, 남성처럼 상대의 몸을 타자화하여 관음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수사는 대화체를 선호하고 시선도 서로 소통적이지 일방적이 아니다. 여성이 권력을 가지고 있지만, 상대를 동반자로서 인정하고 소통과 합일을 이루는 성행위를 추구한다. 그러면서도 남근주의와 가부장적 훈육체계에 맞서고 있다.중인 남성의 경우, 양반 남성에 비하여 여성을 타자화하거나 권력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강도는 상당히 누그러졌다. 남성이 약간 우위에 서서 권력을 형성하고 성행위를 주도하고 있지만, 여성을 어느 정도 상대로 인정하고 있다. 수사도 절대적으로 위에서 수직적으로 강요하고 명령하는 형식이 아니라 대화하거나 조건을 걸어 청유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시선은 직접적이지 않고 은유나 환유를 통하여 여성의 몸을 향하고 있다.중인 여성의 경우, 상대의 몸을 타자화하여 관음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 점은 양반 여성과 같다. 양반 여성보다 대화체의 수사, 소통적인 시선을 더욱 선호한다. 여성이 권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상대 남성을 동반자로서 인정하고 소통과 합일을 이루는 성행위를 당연한 것으로 실천한다. 무엇보다도 봉건체제, 유교 이데올로기, 가부장적 훈육체계에 정면으로 맞서면서 남근과 봉건 군주의 기표체계를 위반하고 탈주를 감행하며 여성 사이의 연대를 모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