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의 젠더 실천을 통해 본 공학교육 공동체의 젠더: H대 공대 사례를 중심으로

Abstract

본 연구는 H대 공과대학 여학생들의 초점집단면접 자료를 바탕으로 공대 여학생의 젠더 실천과 정체성 관리 작업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오늘날 공학교육 공동체의젠더 관계를 들여다보았다. 학습활동과 자치활동, 이성교제 등 다양한 상호작용에서 여학생들은 주어진 맥락에 따라 젠더 중립성을 주장하거나 여성(성)과 거리를 두는가 하면 전형적인 여성성을 수행하기도 하는, 상이한 패턴의 젠더 실천들을 병행하였고, 평판 관리를 위해여성성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공동체에 존재하는 여성성에 대한 모순된 기대와 압력을 반증하는 것으로, 그로 인한 긴장이 가장 증폭되는외모 꾸미기와 이성교제에서 여성성을 비/가시화하는 여학생들의 유연한 관리는 더욱 두드러졌다. 여성이자 공대생 되기를 시도하는 여학생들의 능동적인 젠더 실천들을 긍정적으로 조명하면서도, 본 연구는 그것이 공대-남성의 공고한 연결을 해체하는 데 기여하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공학교육 공동체에서 지배적인 젠더 질서의 전환은 여전히더디며 현재 한국사회의 젠더 담론 지형에서 그러한 시도가 더욱 지체될 수 있다는것이 본 연구의 진단이다. 이러한 결론에 이어 전환의 시도를 자극할 수 있는 몇 가지 실천의 방향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