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악보 정간보에 나타난 시각적 표현체계연구: 타이포그라피적 특징을 중심으로

Abstract

한국의 전통 악보에서 음의 길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조선 시대에 세종이 창안한 정간보는 음의 시가(時價)를 쉽게 읽게 한 유량악보(有量樂譜)로, 독자적이고 탁월한 조형성과 과학성을 가지고 있다. 연구자는 연구 과정에서 정간보의 시각 기호 체계가 소리의 시각화를 발전시키는 계기 점을 마련했다는 것을 발견하였고 정간보를 타이포그라피적으로 접근하여 연구하였다. 2장에서 타이포그라피의 개념을 바탕으로 시각언어의 청각성에 주목하였고, 소리 차원에서의 글자의 성질에 대하여논의하였다. 이를 통해 소리의 시각화로서 악보를 정의하였다. 3장에서 한국 전통 악보에서 소리의 시각화를 위한 타이포그라피적 시도와 표현의 예를 금보, 시조 악보를 통해 살펴보았다. 그 결과, 금보에서는 악기의 소리 표현을 위해 원과 선을 시각적 요소로 사용하였고 시조에서는 소리의 떨림, 높낮이를 다양한 선의 변화로 나타냄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 음악에서 중요한 특징인 장단을 효과적으로 표현할방법이 미흡했기 때문에 기존 악보의 한계성을 밝힘으로써 정간보의 출현 배경에 대한 예비적 고찰을 하였다. 2장과 3장의 고찰을 바탕으로 4장에서 정간보의 타이포그라피적 특성을 분석하였다. 타이포그라피에서 정간보가갖는 특징을 시간을 정량화한 그리드 체계, 여백, 시각적 위계로서 비례, 소리와 내용 정보로서 대칭 배열, 소리 풀어쓰기, 활자크기, 장단의 구분을 위한 선의 사용, 음높이 구분을 위한 색의 강조, 기호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 정간보의 시각 기호 체계가 공감각의 융화로서 시각기호 체계 연구의 정체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음을밝힐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