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노블의 문학적·예술적 위치와 정당성 -그래픽 노블『왓치맨』을 중심으로

Abstract

본 연구는 그래픽 노블의 문학적, 예술적 가치에 대한 논의를 통해 매체의 독립성과 정당성을 입증하는 데 그 목적이 있으며 그래픽 노블의 명확한 정의, 과거 코믹스(만화)와의 차별성을 살펴보고 매체가 가지는 가치에 대해 연구한다. 1960년대 이후 문학성이 강조된 작품의 등장으로 입지를 다진 미국의 그래픽 노블은 언더그라운드 코믹스로 시작되었으며 작가주의적 팬덤을 겨냥한 단행본 그래픽 노블의 출간으로 본격적인 출판시장에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였다. 소수지만 확실한 팬들을 위한 그래픽노블 책들은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시도하였고 이는 높은 수준의 작품들 간의 경쟁으로 이어져 점차 일반 독자들에게도 각인되기 시작하였다. 단행본의 그래픽 노블들은 개인적 경험, 역사, 종교, 이데올로기, 페미니즘과 같은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텍스트로서의 가능성을 평단에 확인시켜주었다. 본고는 이 매체가 가지는 가치를 문학적, 예술적, 그리고 사회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알란 무어의 『왓치맨』을 선정하여 사례분석을 시도하였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첫째, 단행본출판이라는 형태와 전문적 출판 여건이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그래픽 노블 발표로 이어질 수 있었다. 둘째, 냉전시대가 종식되고 문학성이 강조된 그래픽 노블들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입지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셋째, 그래픽 노블은 그래픽과 소설, 이미지와 언어, 미술과 문학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매체적 혼종성을 가지고 있다. 넷째, 그래픽 노블은 깊이 있는 서사구조의 구축이 가능하며 시공간의 분절, 압축, 연결, 중첩 등을 통한 다양한 연출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다섯째, 작가들은 작품의 세계관과서사에 부합하는 분명한 디자인 컨셉을 가지고 이를 독창적이고 실험적으로 표현하기에 힘쓴다. 여섯째, 최근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과거의 클리셰를 벗어난 미학적 가치와 실험성을 추구하면서도 대중성을 갖추고 독립적인 문화예술 매체로서의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