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봉 정유일의 사환 활동과 인물 인식

Abstract

문봉 정유일은 동서 분당이 본격화하기 전 폭풍 전야의 시기에 사환 생활을 하였다. 정유일이 선현의 행적을 다룬 인물 관련 저술을 작성하게 된 것은 사환의 경력과 현실 정치 참여에서 체득한 군신합일의 정치관에서 출발하고 있다. 퇴계 이황이 주자와 그 제자들의 도학 정신을 현창하기 위해 송계원명이학통 록을 편찬했는데 정유일은 중국 인종에서 흠종에 이르기까지 송조의 명신과 명현을 종합한 송조명현록을 편찬하였다. 송조명현록 편찬에는 직전에 편찬 된 송계원명이학통록에 활용되었던 서적의 열람이 있었으며, 사후에는 우성전 등 동학의 교정이 있었다. 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던 송조명현록은 현재 대구가톨릭대 도서관 고문 헌실에서 전해지고 있다. 퇴계학파 내에서 나온 큰 성과임에도 불구하고 간행에 이르지 못한 것은 송나라 특정 인물의 수록 여부는 논쟁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었 기 때문이다. 송조명현록은 주자가 편찬한 팔조명신언행록의 원간본 형태를 취하여 후 대의 5집(전, 후, 속, 별, 외집) 합각본과는 모양을 달리하는 특징이 있다. 정유일 이 송조명현록을 편찬하였으나 조철영은 송명신언행록보유를 편찬하였는데 이 두 종의 책은 송조 명현을 보는 시각에서 남인계과 서인계의 차이를 보여준다 는 점에서 좋은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