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진 명창의 삶과 현대 판소리사에서의 위상

Abstract

박동진(1916∼2003)은 우리 시대에 대중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불세출의 판소리 명창이다. 이글에서는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판소리꾼인 박동진 명창의 생애와 그가 현대 판소리사에서 차지하는 높은위상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 결과를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첫째, 박동진 명창은 미수(米壽)를 사는 동안 평생을 판소리와 함께 살았다. 그의 삶 자체가 판소리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일생은 다섯 시기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시기는 광대의 길에 입문하고 학습한시기이다. 박동진은 1916년 충청남도 공주의 전통예인 집안에서 태어나 16세 무렵 소리꾼의 길에 입문한 후1945년 무렵까지 김창진, 정정렬, 박지홍, 조학진, 유성준 등 당대의 이름난 명창들에게 소리를 배웠다. 두 번째 시기는 시련기로 1946년 무렵부터 1960년 여성국극단을 그만둘 때까지이다. 박동진은 해방 후 대구, 경주 등지에서 소리선생을 하다가 1950년대에는 햇님국극단 등 주로 여성국극단에서 작곡이나 무대 감독을하며 좌절의 시간을 보냈다. 세 번째 시기는 수련기로 1961년부터 국립국악원에 14년 동안 재직하면서 소리공부에 매진하였다. 이 시기에 다섯 바탕을 완창(完唱)하여 고사 위기에 있던 정통 판소리를 되살리는 데 크게 이바지하였다. 또한 <변강쇠타령>과 <배비장타령> 등을 복원하고, <구주 성탄> 등의 성서판소리와 <충무공이순신>(1973년) 등의 창작판소리를 발표하여 판소리의 세계를 넓혔다. 네 번째 시기는 황금기로 1973년에<적벽가> 인간문화재가 된 후부터 1998년 11월 공주에 박동진판소리전수관이 개관되어 거처를 그곳으로 옮기기 전까지이다. 이 시기에 박동진 명창은 완창 무대뿐만 아니라 다양한 무대에 올라 판소리 대중화에 앞장섰다. 또한 제2대 국립창극단 단장으로 활동하면서 창극단의 풍토를 쇄신하였으며, 5년간의 재임기간 동안 <대업>, <광대가> 등 10편의 창극을 무대에 올려 창극 발전에도 기여하였다. 다섯 번째 시기는 은퇴기로1998년 11월 28일 고향인 공주에 박동진판소리전수관이 개관된 때부터 2003년 7월 8일 향년 88세로 영면할 때까지이다. 이 시기에는 제자 교육에 전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