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영화화와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살인자의 기억법’을 중심으로—

Abstract

본 연구는 ‘소설의 영화화’를 인식하는 기존의 OSMU 프레임을 비판하고미디어 컨버전스 시대를 열어갈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을 주목하였다. 비교적 최근에 부상하기 시작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논의는 이론적인 접근이 많은 편이었고, 한국의 경우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이나 트랜스미디어콘텐츠가 생성되기 시작한 초기 단계여서 기존 연구들도 주로 외국의 사례를 대상으로 하였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껏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온 소설의영화화를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이라는 프레임으로 접근하여 구체적인 실제 사례를 집중 분석하고 이야기의 확장 가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김영하의 소설『살인자의 기억법』은 반신반의하게 만드는 서술자, 파편화된서사와 애매성(ambiguity)으로 독자의 적극적인 독서와 능동적인 해석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문제 기반의 스토리텔링’이라고 할 만하며, 이로써미디어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상상을 촉발하였다. 김영하의 소설『살인자의기억법』과 원신연 감독의 극장판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과 감독판 영화<살인자의 기억법>은 미디어를 넘어 서로 해석의 쟁투를 벌이면서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이라는 흥미로운 모티프를 ‘몰락, 생존, 재생’이라는상이한 이야기, 전혀 다른 오이디푸스의 세 가지 목소리, 각기 다른 세계 인식을 창조하여 이야기의 확장성을 보여 주면서 ‘살인자의 기억법’이라는 다층적인 스토리 세계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