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 서울지역 학생시위운동에서 사회주의 학생비밀결사의 역할

Abstract

이 논문의 목적은 식민지 시기 사회주의 학생비밀결사의 조직체계가 학생운동에 적용되고, 작동한 방식을 설명하고자 하는 데 있다. 1920년대 후반은 동맹휴학 형태의 학생운동이 가장 활발한 시기였다. 특히 1929년은 ‘광주학생운동’이 발발되면서 고조되던 학생운동의 열기가 정점에 올랐다. 광주에서 시작한 학생운동은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그 중 1929년 말 서울의 학생운동은 사회주의 비밀결사들이 조직적으로 학생들을 지도한 대표적인 운동이었다. 1929년의 학생비밀결사들은 서로 연계된 조직이 아니었다. 조선공산당의 부재라는 특수한 배경은 1929년 여러 공산청년회들이 조직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서울에서는 세 개의 공청그룹이 각각의 학생비밀결사들을 조직했다. 이들은 서로 경계하며 학생층에 각자의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했다. 이들은 같은 시기에 같은 대상을 상대로 조직원 모집활동을 벌였다. 그 결과 서로 중첩되지 않은 영역에서 각각의 조직원들을 모집했다. 각 학생비밀결사들은 서로 분리된 영역에서 학생층에 영향력을 미쳤다. 학생비밀결사들의 관계는 1929년 말 서울지역 학생운동의 준비과정에 반영되었다. 조선학생전위동맹과 조선공청학생부 이 두 학생비밀결사는 서울지역 학생운동을 주도했다. 두 조직 모두 각 학교에 격문을 배포하고 시위운동을 일으킬 것을 계획했다. 두 조직은 비우호적관계에 있었으며, 따라서 격문의 배포 시기와 시위운동의 방법 정도만 한정적으로 협의했다. 준비모임도 각 학생비밀결사에 따라 두 갈래로 이루어 졌다. 두 사회주의 학생비밀결사의 조직망은 시위운동을 위한 학생연대 구성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이 조직망에 따라 두 계열의 학생연대가 형성되었다. 전위동맹은 격문을 준비한 전위동맹원을 중심으로 시위운동을 위한 연대를 형성했다. 조직체계를 완벽히 갖추지 못했던 조선공청학생부는 지역적 연고를 바탕으로 조직망을 보완했다. 조선공청학생부의 후보학생들 중 경북 북부지역 출신 학생들로 그 연대를 이루었다. 그러나 조직망이 가지는 한계도 있었다. 두 학생비밀결사 모두 서울지역 남학생을 중심으로 하는 조직이었다. 이에 따라 사회주의 학생비밀결사의 12월 시위운동 계획은 여학생들을 포함하지 못했다. 또한 양 비밀결사의 조직망은 3~4학년을 중심으로 연대를 구성해, 전체 학년 학생 모두를 아우르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