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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과 개념, 맹세하는 육체의 언어들 ― 미군정기 한국의 언어정치학, 영문학도 시인들과 신어사전을 중심으로Liberation and Concept, the Language of Avowing Bodies ― Linguistic Politics in South Korea during the US Military Government Period, Focusing on English Scholar of Korea and the Making Dictionaries of Neologisms

Other Titles
Liberation and Concept, the Language of Avowing Bodies ― Linguistic Politics in South Korea during the US Military Government Period, Focusing on English Scholar of Korea and the Making Dictionaries of Neologisms
Authors
황호덕[황호덕]
Issue Date
2014
Publisher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
Keywords
US Military Government Period in Korea; Languistic Politics; diglossia; English literate; neologism; modern words; -ism; oath; urimal(ourlanguage); cosmopolitanism; vernacularism; 미군정기; 언어정치학; 이중언어상황; 영문학; 신어; 현대어; 주의; 맹세; 우리말; 코스모폴리타니즘; 고유주의
Citation
대동문화연구, no.85, pp.91 - 132
Indexed
KCI
Journal Title
대동문화연구
Number
85
Start Page
91
End Page
132
URI
https://scholarworks.bwise.kr/skku/handle/2021.sw.skku/56766
ISSN
1225-3820
Abstract
미군정기(1945~1948) 한국의 언어 공간을 영어, 신어, 새 말 세 개의 ‘새로운 언어’들이 해방공간을 분할하고 있었고, 일본어 역시 매개적 힘을 잃지 않고 있었다. 후기식민지=신식민지로 이어지는 해방 후 한국의 레짐은 통역관 정부 혹은 광범한 통역체계에 의한 지배로 요약된다. 통역체계는 일본어에서 영어로 바로 이행한 것이 아니라, 일본어라는 언어 혹은 ‘친일파’라는 사회집단을 매개로 이루어졌다. 이 시기의 언어 현상의 원천은 법과 제도, 풍속과 생활, 과학과 맹세로 범주화될 수 있다. 1) 법과 제도의 언어로서의 미군정(MG)의 영어에 도전하는 사회주의적 지향의 언어들은 신어사전이나 ‘주의, 사회, 과학’이라는 표제가 붙은 팜플렛류의 어휘집을 통해 확산되어 갔다. 미소 분할로 상징되는 남북 양쪽의 레짐은 새로운 외래 풍속어들의 대량 유통을 촉진했다. “굿모닝” 혹은 “아첸 스빠시보, 댕큐 베리 마치”라는 인사말로 상징되는 언어공간은 흔히 ‘모던어’ 혹은 ‘현대어’로 범주화되었다. 여기 서 정치와 법의 형식은 풍속의 형식으로 세속화된다. 2) 미군정기 한국의 신어 중 7할을 장악한 것은 소위 ‘이즘’의 언어였다. 주로 사회주의와 깊이 관련된 이들 신어들은 과학적 사회 분석에 기반하여 일종의 정치적 맹세로 유도되는 경향을 보인다. 소위 선도 개념을 통한 기대 지평의 확보가 이들 언어의 특징이다. ‘역사에서 정치적 약속의 기초’를 이루는 이 이즘의 어휘들은 일종의 코뮨, 즉 ‘맹세로 맺어진 결사’들을 만들어냈다. 해방기 내전적 상황이 친일과 부일협력과 같은 과거(처리)의 약속과 각종 주의가 포함하는 미래의 행동(지침)들이 결합하는 ‘맹세’의 세계라 할 수 있다. 사회주의, 공산주의, 민주주의와 같은 맹세의어휘들은 당대에 있어 여러 ‘우리’들의 결사체에서 시작해 이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힘’이자 기대지평의 경합이라는 상황을 연출했다. 이 맹세의 언어는 口號 즉 살아 있는 목소리를 통해 재연출되었고, 해방기의 혁명적 상황 속에서 맹세와 구호는 풍속 및 생활과 결합했다. 3) 언어학적 관심에 있어서는, 소위 ‘우리말’ 회복, 즉 고유어 지향이 법, 풍속, 맹세의 언어 상황과는 별도로 당대의 언설을 지배했다. 민족과 사회, 민주주의와 사회주의 모두가 이 ‘우리말’이라는 공백의 가치를 각각의 방식으로 채워 나갔다. ‘우리말’이라는 기표의 기의는 따라서 앞서의 두 언어의 내전에 의해 결정되었고, 결과적으로 양쪽 모두에 산포되었다. 이 우리말에의 신념이 일견 영어, 러시어와 적대하는 듯 보이지만, 꼭 그랬던 것은 아니다. 남한에서는 미국에서 40년을 산 이승만이, 북한에서는 중국공산당의 인민위원이었고 소련 붉은군대의 대위였던 김일성이 지도자의 자리에 올랐다. 한 사람은 영어를 잘했고, 또 한 사람은 통역없이 스탈린이나 마우쩌뚱과 대화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둘 모두 한글전용론자들이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던 개념어와 신어들은 ‘우리말’의 회복이라는 자기정화의 장치를 통과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새 말’ ‘새 나라’라는 담론과 결합한 ‘천재적 대중’이라는 정치 주체, 언어적 주체가 재발견되었다. 왜냐하면 이들에 의해 개념과 생활, 외래성과 고유성의 독특한 종합이 수험되고 승인되었기 때문이다. 김기림은 이 잡종화된 ‘새 말’로부터 코스모폴리타니즘과 고유어 지향을 동시에 발견했다. 김기림에 따르면 민중 혹은 대중을 고려할 때, 당대의 언어현상은 고유한 코스모폴리타니즘(vernacular cosmopolitanism) 혹은 코스모폴리탄적 고유주의(cosmopolitan vernacularism)으로 해석될만한 것이었다. 김기림은 미군정 교육당국과 천재적 대중의 이러한 언어적 격돌을 “문법과 문학의 싸움”이라 요약하였다. “하나는 말의 헌법을 만들려고 들었는데 다른 하나는 현실의 움직이는 산 말에 충실하려고 하였”다는 것이다. 개념이 투쟁을 낳고, 투쟁 개념이 현실을 움직이던 시대. 입에서 나오는 외침인 구호가 더 이상 개념과 분리되지 않았던 시대. 맹세가 여전히 의지와 행위와 윤리를 가졌던 시대. 약속의 시대. 개념이 해방된 시대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반공’ 혹은 ‘빨갱이’라는 무시무시한 큰타자의 등장과 함께 해방의 언어 경험은 운동가들의 ‘지하의 언어’ 혹은 빨치산의 ‘산하의 언어’ 안으로 底流하게 된다. 그리고 이들에게 대일본제국과 대한민국은 별로 다를 게 없는 나라였다. 반공체제의 본격화와 함께, 해방기를 통해 잠시 지상에 드러났던 언어들은 땅에 묻은 문건들, 증언들, 산하를 쓰는 문학어들 안에서 겨우 존재하게 된다. 사회와 과학이라는 기대 지평 안에서 개념적으로 사고했던 사람들에게 해방 공간(1945~1948)이란 장기지속된 식민주의 체제 사이의 휴지기, 혹은 앙시앙 레짐이 복귀하는 짧지 않은 과정이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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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beral Arts > Department of Korean Language and Literature > 1. Journal Artic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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