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미국의 핵전략 관계와 핵확산방지체제에서의 함의

Abstract

구소련의 붕괴 이후 러시아의 경제위기와 더불어 러시아의 국방력은 지속적으로 위축되어왔고, 이제는 재래식 무력뿐만 아니라 핵무력에서도 미국과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미국은 핵무기방어체제를 구축하고 전략미사일에 재래식 정밀유도탄두를 장착한 신속타격능력의 구축을 추진할 뿐 아니라 상당한 전략핵무기를 비축하는 등 전략적 공격과 방어의 유연한 입체적 구조를 갖추어 가고 있다. 러시아는 그동안 핵무기 감축협상을 통하여 미국의 핵무력을 억제하여 왔으나 미국은 이러한 입체적 전력 구축과 공격핵무기 감축협상의 연계를 거부하고 있다. 그리하여 미국이 러시아에 대하여 선제타격력(first strike capability)을 갖는 핵 우위(nuclear primacy)의 전략관계가 반세기만에 다시 형성될 수 있다고 전망되기도 한다. 미국과 러시아의 비교적 조용한 외교관계의 수면 밑에 핵전략 관계의 긴장은 심화되고 증폭되어 왔던 것이다. 그동안 러시아와 미국은 핵무기의 안전을 강화하고 핵물질 혹은 핵기술의 유출과 유통을 방지하여 테러분자들의 핵물질 접근을 차단하는 것에 대한 상호협력을 순조롭게 진행하여 왔다. 그러나 현재 위기에 처한 NPT 체제를 추스르고 핵무기의 확산 가능성을 줄여나가기 위하여서는 러시아와 미국 양국이 더욱 긴밀한 핵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전략적 안정이 유지되고 상호 동등한 안보라는 원칙이 확보된 상황에서야 핵확산방지 체제가 강화되고 핵무기의 감축이 심화될 수 있다고 본다면, 러시아와 미국 양국 간에 안정적인 핵 억지관계를 재확인하는 것은 핵확산방지 체제의 유지, 강화를 위하여서도 필수불가결하다. 미국은 러시아와의 전략적 안정성을 복원해 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