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에서 읽는 문화의 수용과 창신

Abstract

정약용 형제는 『논어』「자한」편의 斯文은 문왕에 의하여 이루어진 『역경』이라고 했다. 이를 수용하면 공자가 『역경』에 관여하여 내 놓은 새로운 해석서 『역전』은 이후 동아시아에 ‘천지’‘음양’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하여 새로운 문화를 일으켰다. 특히 송대 이후에 신유학이라고 불리는 문화를 창출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역전』에 담겨있는 천지론은 天의 주도와 창제, 地의 수용과 완성의 가치 틀로 이끌었다. 天을 王·聖人·지도자로 대체할 수 있다면 地에는 신하·현자·백성을 대입할 수 있다. 『역전』은 또 變易의 變通론과 交易의 존재론적, 생성론적 철학을 제시하는 데, 이는 이후 동아시아 문화에 있어서 섣부른 停滯性 논란이나 외부문화에 대한 담쌓기나 소통 부재 상태를 초래한 것이 아니라 문화적 예리함을 지향하는 변통의 역동성과 유·불·도 삼교로 대표되는 이질 문화 상호간의 부단한 교섭의 이론과 실천을 가능하게 했다. 역사적으로 변역·변통론은 주로 자기 문화, 기존 문화에 대한 극복과 변화와 소통의 길을 여는 데 이론적으로 기여하였다. 그리고 ‘교역’· ‘호장기택’론은 타문화에 대한 이해와 수용의 틀을 만드는데 기여했다. 그리고 모든 것은 ‘서로 상대의 精髓를 자기 안에 간직하고 있을 때’ ‘변함없음’의 존재론적 안정을 누릴 수 있다는 지침으로 이를 수용했다. 흔히 말하는 ‘이것이냐 저것이냐’가 아니라 ‘이것도 저것도’라는 동아시아 사상의 특징은 오늘의 시대에 적절한 문화적 지침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