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문 시에 나타난 영화적 기법의 양상

Abstract

이 글은 김종문의 시를 바탕으로 그의 시와 영화적 기법 간의 영향 관계를 논의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영화의 미학적 형식이 적용된 예를 알아보고, 그의 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몽타주’, ‘다성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영화는 카메라를 통해 현실을 포착하고 이를 편집하여 재구성한다. 이러한 영화의 형식적 미학을 바탕으로 1930년대와 1950년대 시인들은 이를 자신의 시에 적용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다만 새로운 장르에 대한 호기심뿐만은 아니었다. 여기에는 50년대의 현실, 즉 전쟁이라는 특수한 역사적·사회적 현실을 마주하는 불안한 자아가 충실히 반영되고 있었다. 김종문은 영상기법을 바탕으로 한 시적 실험을 통해 기존의 시작법을 변화시키고자 하였으며, 또한 현실에서 벌어지는 부조리와 그로 인한 불안의식을 내면화시키는 데에 ‘새로운 시의 작법’을 적용시키고자 하였다. 그는 몽타주, 오버랩 등 영상기법을 활발하게 사용하여 당대의 불안한 현실 및 내면의 불안의식을 드러낸다. 몽타주의 경우 이미지 및 쇼트의 재구성을 통해 파편화된 현실을 조합, 정서적 도약을 이끌어낸다. 또한 '다성성'은 동시성을 특징으로 하는데, 이를 통해 개인과 집단의 충돌, 이성과 비이성의 갈등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김종문은 자신이 내재한 내부와 외부의 불안을 동시에 나타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