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의 규약에 의한 반려동물 사육제한

Abstract

현행법상 공동주택에 관한 법률에는 공동주택 내에서의 반려동물사육에 관한 별도의 규정이 없다. 따라서 다른 입주자와 반려동물 소유자 사이의 분쟁이 발생하면 현행법 체계에서는 공동주택의 관리규약을 통해 해결하게 된다. 공동주택의 관리규약에 의한 보편적 제한은 추상성을 가질 수밖에 없는 반면 반려동물과 관련한 분쟁의 양상은 다양하게 존재한다. 소음, 악취 등 공동생활에서 발생하는 여타의 생활방해와 비교해 볼 때 반려동물이라는 방해원인은 통제가 어렵고 방해원인의 제거를 명하는 것이 입주자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관리규약에 의해 공동주택의 반려동물 소유자가 행위의 제한을 받을 때, 반려동물 사육을 제한하는 규약의 타당성은 어떤 기준에 의해 판단하는가를 검토하고자 미국의 사례를 살펴보았다. 반려동물 사육제한 규약에 관한 가장 중요한 판결로 나슈테트 사건이 있는데, 이 사건에서 캘리포니아 대법원은 입주자의 특별한 상황적 요소를 고려하는 것을 막고 사법적 심사를 규제 자체의 합리성 검토에 한정함으로써 관리규약 위반행위의 사법적 심사기준을 새롭게 하였다. 아직 우리 법원에서 반려동물 사육제한을 내용으로 하는 규약에 대해 판단한 예는 얼마 되지 않지만, 획일적 기준에 의한 사육제한 규약을 입주자가 위반하는 사례는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법원은 규약상 사육제한 규정이 타당한가에 대한 실질적인 분석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인데, 캘리포니아의 판례법을 중심으로 전개된 ‘합리성 심사’에 관한 논쟁은 공동주택 및 반려동물 사육 인구가 증가하는 우리 현실에서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