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생식술의 허용범위와 친자관계 - 프랑스 생명윤리에 관한 법률 개정을 중심으로 -

Abstract

현대사회의 다양한 사회적 요인에 의해 생물학적 부모가 아닌 사람이 법적 부모로서 양육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보조생식기술로 자녀를 출산한 경우 생물학적 부모가 아닌 사람과 자녀와의 친자관계가 문제된다. 이 경우 법적 친자관계의 확정에 관한 법적 제도적 규율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비혼자에게 보조생식을 허용하는 문제는 다른 나라에서도 첨예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안이었다. 생물학적 진실과 부합하지 않는 법적 친자관계를 당연히 성립시키는 방식은 출생아의 지위와 권리를 고려하여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친자법의 개정은 일부에 한하는 수정이라도 통상적인 친자관계표시에서 복잡한 결과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사회변화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가족제도를 포용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통상적인 혼인과 자연적 혈연에 기반한 친자법이 개인이나 사회를 위한 구조적 역할을 하고 있음 또한 고려해야 할 것이다. 프랑스에서 2021년 법개정을 통해 독신여성과 여성 동성커플에게 보조생식술을 허용한 것은 유럽의 다른 국가에 비하여 다소 늦다고 볼 수 있는데, 법 개정 과정을 살펴 보면 독신 여성이나 동성커플의 권리 못지않게 출생아의 친자관계 및 출생아의 권리에 대한 고려가 깊이 있게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동성커플이 보조생식술에 의해 자녀를 출산하는 경우 출산모의 동반자로 하여금 아이의 출생 이전에 선언서를 통하여 친자관계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이나 자녀의 생물학적 혈통에 대해 알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의 도입은 우리 현실에서도 참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