西周時代의 胡와 胡侯

Abstract

서주시대(기원전 11세기경∼기원전771) 의 금문에는 호라는 명칭을 가진 지역정치체가 보인다. 그러나 그에 관련된 기록의 절대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호의 문화적, 혈연적 배경, 위치와 역사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한 지금까지의 연구는 충분한 성과를 얻지 못하였다. 『춘추』나 『좌전』 등 후대의 문헌기록에도 간헐적으로 호에 관련된 기록이 보이므로 참고할 수 있지만, 그에 대한 해석에서 발생한 오류는 서주시대 호의 역사상을 복원하는 데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호에는 희성의 호와 귀성의 호가 서로 다른 지점에 병존하였다는 주장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러나 근래에 보고된 호응희정, 호국방정 등의 금문과 역시 최근에 발표된 청화간, 계년편에 보이는 약간의 기록은 이와 같은 혼란을 제거하고, 서주시대 호의 역사를 더욱 풍부하며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이 논문은 최근 보고된 자료와 함께 이전부터 전래된 각종 자료를 종합하여 서주시대 호의 역사상을 복원하려는 시도이다. 주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호는 유력한 지역정치체로서 서주 왕조는 건국 초기부터 호와의 교류를 시도하였으며, 결국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 데 성공하였다. 서주 왕조는 호에 제후를 봉건하였지만, 호후는 자립적 지역정치체의 수장으로 서주 왕실의 일원은 아니었다. 호는 특히 서주 왕조가 남방으로 세력을 확장하여 회수 유역을 장악하는 데 기여하였으며, 아마도 서주 왕조가 이 지역에 영향력을 유지하는 데에 협력하였을 것이다. 지금 다수의 학자가 동의하고 있는, 두 개의 서로 다른 호-즉 희성의 호와 귀성의 호-가 병존하였다는 견해는 수정되어야 한다. 호는 지금의 하남성 언성현 에 위치하였으며 서주시대를 거쳐 춘추시대까지도 이곳에서 명맥을 유지하다가, 춘추시대 후기 초에 의해 멸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