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제개혁과 정부·기업 간 비공식 네트워크의 변화

Abstract

경제위기 이후 한국 정부는 국제통화기금과 외국 정부의 압력 속에 신자유주의 이념을 수용하여 경제개혁을 빠른 속도로 진행시켜 왔다. 이와 같은 한국 정부의 노력은 정부의 규제ㆍ감독체계의 변화,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및 투명성 강화, 그리고 금융부문의 구조 조정 등 공식적 제도 개혁에 있어서 상당한 성과를 이룩하였고, 그 결과 기업 관련 제도 및 경영 성과 면에서 국제수준으로 상당 정도 근접하게 되었다. 한편 경제개혁 과정에서 나타난 공식적 제도 변화에 대응하여 정부ㆍ기업 간 비공식적 네트워크 역시 빠르게 변화하였다. 관료들은 경제개혁의 공식적 제도 변화에 따른 새로운 규제권한 및 관할권을 확보하고 정책실행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목적에서, 그리고 기업들은 제도개혁 과정에서 한층 높아진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차원에서 상호 간의 비공식적 네트워크를 강화할 필요성이 증대되었다. 이는 경제위기 이후 전직관료를 고용하는 민간기업의 수가 증가하였을 뿐 아니라, 임원 가운데 전직관료의 비중이 증가한 데서 명확하게 나타난다. 더욱이 이와 같은 전직관료를 고리로 한 정부ㆍ기업 간 네트워크의 강화 현상은 대기업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는 대기업이 정부의 개혁 프로그램의 직접적인 대상이 되었기 때문에 비공식 네트워크를 강화할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컸을 뿐 아니라, 이를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경제위기 이후 정부 규제가 강화된 분야를 중심으로 정부ㆍ기업 간 비공식적 네트워크가 빠르게 재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