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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비극과 민주주의:「안티고네」를 중심으로The Athenian Tragedy and Democracy: On Antigone

Authors
최영진
Issue Date
2010
Publisher
아시아.유럽미래학회
Keywords
Athenian Tragedy; Antigone; Democracy; The Institutionalization of Distrust; Harmitas; 아테네 비극; 안티고네; 민주주의; 하마르타스
Citation
유라시아연구, v.7, no.4, pp 463 - 488
Pages
26
Journal Title
유라시아연구
Volume
7
Number
4
Start Page
463
End Page
488
URI
https://scholarworks.bwise.kr/cau/handle/2019.sw.cau/34712
DOI
10.31203/aepa.2010.7.4.021
ISSN
1738-3382
Abstract
아테네 비극이 정치적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지만, ‘민주주의’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 물어본다면 대답하기 쉽지 않다. 최근 로드스(P.J. Rhodes)가, 아테네 비극은 ‘민주적’이라기보다는 ‘폴리스적’인 것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아테네 비극은 제도적 틀에서나 내용상의 소재, 이념, 배경에 있어 민주적이라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오히려 폴리스가 공유하고 있는 정치적 사회적 배경과 고민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폴리스적인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본 연구에서는 소포클레스의 비극 「안티고네」를 중심으로 아테네 비극이 민주주의와 어떤 친연성이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는 로드스의 문제제기에 대한 하나의 답변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아테네 민주주의의 인식론적 기원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아테네 비극의 정치성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연예술로서 비극의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 관객으로서 시민들이 마음속에 느꼈던 것이 무엇인지를 추정함으로써 비극의 효과를 대략적이나마 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비극의 갈등구조를 추동하며 고조시키는 동력은 영웅적 주인공들의 ‘인간적 흠결[hamaritas]’이다. 이들 주인공들은 자신들의 윤리적 소신을 견지하다 비극적 파멸을 감당해야 하는 비운의 인물로 남게 된다. 그들은 용감하고 소신 있는 자들이지만 그만큼 오만하고 어리석었음을 관객들은 인식하게 된다. 용감하나 지혜 없는 자에게 죽음과 같은 파멸을 가져다주고, 유능하나 오만 한 자에게 상실의 고통을 요구하는 것이 아테네 비극이다. 지혜를 얻지 못하고 자신의 오만과 어리석음으로 비극적 파멸을 초래하는 영웅들을 보고 관객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 것일까. 인간은 모두 불완전할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그 어떤 영웅이라도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점을 아테네 비극은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불완전성 테제를 수용한다면 정치제도를 수립하는데 있어 소수의 영웅에게 권력을 집중시키는 잘못은 범하지 않을 것이다. 불완전한 인간은 믿을 수 없고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이 더불어 살 수 있는 정치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면 권력이 분산되어야 하고 상호간의 견제와 감시를 통해 균형을 잡아가는 민주주의 체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아테네 비극은 민주주의 제도의 기본원리인 ‘불신의 제도화’와 연결된다. 아테네 비극의 또 다른 효과는 우리 삶의 불확실성에 대한 인정이다. 인간이 불완전한 만큼 우리의 삶도 불안정하고 애매하다. 오이뒤프스의 삶이 그러하고 안티고네의 운명 또한 탁자에 던져진 주사위처럼 불안하기만 하다. 우리 삶이 이런 것이라면 우리는 한 순간도 느긋하게 방심할 수 없다. 우리의 삶과 가치, 제도와 관계, 정치와 예술에 대해 부단히 문제 삼고 회의하는 자세를 요구하는 것이다. 민주주의 역시 이러한 회의하는 자세, 문제 삼는 자세를 요구한다. 어떤 것도 고정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부단히 고민하고 문제 삼는 자세에서 민주주의는 지속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아테네 비극은 인식론적 차원에서 민주주의와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볼 때, 아테네 비극은 소재나 내용에 있어서 민주적이라 하기는 어렵다. 이런 점에서 로드스의 주장은 타당할 것이다. 그러나 마이어(C. Meier)가 적절히 언급했듯이 아테네 비극은 소재나 내용에 있어서 민주적이라 할 수 없지만, 기능적 관점에서 볼 때 민주주의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인식론적 기반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일상적 삶과 가치, 제도를 문제시하고 심의하는 민주적 자세를 유지하는데 아테네 비극이 차지하는 역할은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아테네 비극은 폴리스적이라기보다 민주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현존 아테네 비극이 아테네 민주주의가 번성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즐겨 공연되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아테네 비극과 민주주의의 친연성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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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ge of Social Sciences > Department of Political Science and International Relations > 1. Journal Artic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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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i, Young Jin
사회과학대학 (정치국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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