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의 성(姓)에 대한 조어론적인 고찰

Abstract

우리는 이름(im'a)이 있는 세계에 살고 있다. 이름의 기본 특징은 개개인을 구별하는 것이다. 이름은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지칭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을 의미하고 시사한다. 이름은 사회 환경, 계층에서 선택한 일정한 전통을 반영하기 때문에 ‘사회적 표시’가 된다. 성 또한 사회적 지위, 출생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귀족계급의 성과 평민의 성이 구분되며, 도시민의 성과 시골 사람의 성이 구분되기도 한다. 러시아인의 성을 분류하는 토대가 된 것은 성의 형성 원칙과 의미론적인 측면, 어원론적인 측면이었다. -ov/-ev와 -in성이 러시아에서는 가장 보편적이고 전형적인 형태이며, -skij/-skoj, -ckij/-ckoj 성은 지명에서 유래된 귀족계급의 성이다. 본 논문에서는 다루지 않은 -ich성은 거의 보급이 안 된 형태로, 러시아적 기원의 성이 아니며, 우크라이나나 백러시아 기원일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인의 성이 형성된 것은 16C(혹은 17C)에 시작되어 19C 후반에 끝났다. 이러한 과정을 증명하는 흥미로운 예로, 러시아어에 성을 의미하는 단어가 17C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러시아어로 성을 의미하는 familija라는 단어는 17C에 라틴어나 폴랜드어(familia:가족, 출생성분의미)에서 차용되었다. 러시아인이 성을 갖게 된 과정은 17C～18C 문화현상, 즉 폴랜드․서구와의 활발한 문화교류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러시아인이 성을 갖게 된 시기도 사회 계층에 따라 다르다. 가장 먼저 귀족 계급, 부르조아 계층이 17C에 공식적인 성을 가졌으며, 나머지 계층은 18C 또는 19C에 성을 갖게 된다. 농민들은 한 마을에 살면 친척이 아니어도 같은 성, 소위 말하는 ‘길거리 성(ulichnye familii)’을 가졌다. ‘길거리 성’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별명에서 나온 부칭으로써, 농노법 폐지 후에야 공식적인 성으로 바뀌게 된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러시아인의 성에 대한 조어론적인 고찰을 통하여 러시아인의 성의 형성 메커니즘을 제시할 수 있었고, 러시아인의 성에 반영된 러시아 사회와 문화상을 엿볼 수 있었다. 러시아인의 성명은 러시아어 학습자들에게 의사소통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야기하고 습득하기 힘든 영역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향후 해당 주제의 연구는 언어학적, 문화적인 측면에서 이론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교육학적 측면에서도 실용적인 의미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