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ㆍ日 애니메이션에 나타나는 九尾狐 변신의 구현 양상 -<천년여우 여우비>와 <누라리횬의 손자 ~천년마경~>을 중심으로-

Abstract

본고는 시대적으로 밀착, 다채로운 양태로 확장되고 있는 한일 애니메이션 속 구미호의 현대적 양상과 그 근저에 있는 각국의 인식적 경향 및 현상적 추이의 고찰에 목적을 둔다. 그 첫걸음으로 논자는 2000년대 중반 이후 구미호를 주역으로 내세운 한국과 일본의 작품을 한편씩 선별, 동일한 층위 속에 각각의 구미호에 구현된 변신 모티프를 살펴보았다. 한국의 경우로는 이성강 감독의 <천년여우 여우비>에 등장하는 구미호 ‘여우비’를, 일본의 경우로는 시이바시 히로시 원작의 <누라리횬의 손자 ~천년마경~>을 비교대상으로 삼았다. 두 작품은 모두 외향적으로 어린 여성을 내세워 다층적인 변신의 면모를 제시하고 있었으나, 그 양상의 면면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인과적인 속성은 전혀 다른 성향의 결과를 유발하고 있었다.<천년여우 여우비>의 ‘여우비’의 경우, 사춘기의 성장통을 바탕으로 버스와 비행기 등으로의 둔갑 등 획기적인 양상을 통해 기존 구미호에 대한 통념을 전복, 현대적 형상의 발굴과 파생을 도모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반면, <누라리횬의 손자 ~천년마경~>의 ‘하고로모기츠네’는 외향적인 설정은 현대적이었으나, 숙주를 통한 빙의 등 그 양상이 다분히 전통적 형상을 계승, 강화하고 있었다. 배태되는 경향적인 의미 역시 상이했다. 전자의 모티프가 융화를 위한 시련의 수용과 타자에 대한 구원의 의지로 확장되고 있다면, 후자의 모티프는 복수를 위한 정복의 욕망과 배신에 대한 희생의 달관으로 수렴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