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조리사의 불안정 노동경험에 관한 연구: 도제식 고용관행에서 창의적 노동의 의미화를 중심으로

Abstract

이 연구는 청년 조리사의 불안정 노동경험을 청년기 생애 단계와 조리사 직종의 특수성에 주목하여 분석한다. 특히 도제식 고용관행에서 창의적 노동에 대한 의미화가 불안정 노동의 지속과 노동 착취 기제로 연결되는 미시적 양상을 드러내고자 한다. 자료 수집을 위해 서울 수도권 소재 중소 규모의 전문 외식업장에 종사하는 청년 조리사 20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진행하였다.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면접 참여자들은 청년기 초기부터 장시간·고강도 노동 수행과 휴식 부재로 육체적·정신적 소진, 사회적 관계 축소, 상대적 박탈감 등의 불건강을 경험하며, 이는 일과 삶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졌다. 둘째, 열악한 노동조건에도 조리 노동을 지속할 수 있는 기제는 임금 노동과 배움이 혼재하는 도제식 고용관행의 특성에 기인한다. 노동을 통한 숙련 향상이 중요하기 때문에 구직 및 이직 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환경이 우선시 되며, 배움의 기회를 얻기 위해 초과 노동이 발생하기도 한다. 도제식 고용관행은 고용관계에 대한 특수한 인식으로 이어져 노동조건에 대한 문제제기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다. 셋째, 조리 노동을 창의적 노동으로 의미화하고 노동과정의 구상과 실행을 결합할 수 있는 기회를 찾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경제적 보상과 열악한 노동조건을 수용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넷째, 현재의 불안정 노동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전망이 구성되는 동시에, 미래 전망 속에서 현재의 노동의 의미가 해석되고 있었다. 종합하면, 도제식 고용관행에서 노동을 통한 숙련 과정과 창의적 노동에 대한 의미화는 경제적 보상으로 환원되지 않는 노동의 지향과 목적을 형성하고, 상징적 보상을 통해 열악한 노동의 현실을 감내하고 정당화하는 기제가 되고 있었다. 면접 참여자들은 불건강 상태로부터 회복, 기술 습득 및 숙련 향상을 위해 새로운 사업장으로 이직을 반복하게 되며, 이는 사회적 보호의 제한과 맞물려 소득 단절로 이어지면서 일상적인 불안정 노동을 경험하고 있었다. 결론에서는 청년 불안정 노동의 다양한 맥락을 포괄하지 못하는 고용복지체계와 자기 착취 담론의 한계, 미래 전망을 둘러싼 행위자성의 발현 가능성, 그리고 좋은 노동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역설적 관계를 토론으로 제시하였다.